매일신문

"도시에서 전학옵니다" 남성현초교 올해 11명 늘어

경산 학부모들 "자연 속 분위기 좋다"…소수 특활 장점도, 폐교위기서 반전

청도 남성현초교 전교생 40여 명이 학급조회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남성현초교 제공
청도 남성현초교 전교생 40여 명이 학급조회를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저마다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남성현초교 제공

천연잔디 운동장과 감밭, 수십 년 수령을 자랑하는 아름드리나무 등 자연 친화형 작은 학교인 청도 화양읍 남성현초등학교(교장 신준영)가 새삼 도시 학부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남성현초교는 한때 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로 폐교 위기까지 몰렸다. 기사회생한 남성현초교는 이제 도시 학교가 부러워하는 전원 속 초교로 변모하고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경산지역 학부모들이 지난해 남성현초교의 별빛운동회 및 학교 교육과정 등을 꼼꼼히 챙겨본 뒤 올해만 11명이 전학을 오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청도와 경산을 잇는 남성현터널 개통 이후 통학 시간이 대폭 단축되는 '터널 효과'도 큰 몫을 한다는 것이다.

남성현초교 백효선 교사는 "입시 공부에 내몰리기 전 초등학교 시절만이라도 교사의 눈길을 고루 받고 다양한 특기활동을 할 수 있는 작은 학교에서 자녀가 공부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 때문에 우리 학교를 찾는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 박모 씨는 "늘 의기소침하고 자신감이 없던 아이가 시골 학교로 옮겨온 후 생기도 넘치고 교우관계도 훨씬 좋아졌다"고 했다.

남성현초교는 전입생이 크게 늘며 지난해 전교생 33명에서 졸업생이 빠져나갔음에도 올해부터 전교생 40여 명에 6개 학급으로 편성됐다. 이 때문에 미니학교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인 복식학급(2, 3개 학년이 한 교실에서 함께 수업받는 것) 운영의 부담도 덜게 됐다.

소수인원 대상 원어민 영어 교육은 물론 예체능 중심의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학교에는 피아노만 10대가 있고, 이밖에 첼로'플루트'드럼 등 학원에서 배우듯 단계별 과정을 밟으며 저마다 좋아하는 악기를 배울 수 있다.

신준영 교장은 "서울 지역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와서는 자연과 더불어 운영되는 미니학교를 보고는 깜짝 놀라곤 한다"며 "갈수록 도시 학교들이 삭막해지는 상황에서 교사들의 사랑을 고루 받고 실력별 수업이 가능한 아름다운 작은 학교는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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