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0억 투입 '경주 솔거미술관' 문 열까?

당초 9월 개관 계획, 두 차례나 미뤄…아직 운영委조차 구성 못해

50억원짜리
50억원짜리 '솔거미술관'이 경주에서 곧 문을 열 예정이지만 개관 준비는 거북이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경주에 들어설 솔거미술관 조감도.

국비와 경북도비 등 수십억원을 들여 경주 보문단지 엑스포 공원 부지 내에 건립되는 '경주 솔거미술관' 개관이 임박했지만 운영위원회 구성이 안 된 것은 물론, 운영방침조차 전혀 없다.

게다가 개관 날짜도 당초 오는 9월로 잡았다가 10월 개관으로 연장했으며, 최근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내년 1월로 개관일을 미루는 등 개관일정조차 안갯속이다.

'경주 솔거미술관'은 경주 보문단지 엑스포공원 내 아평지 인근 1만4천880㎡에 국'도비 30억원과 시비 20억원을 들여 만들어진다. 연면적 1천566㎡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다. 2011년 착공됐다.

경주시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에 보조금 위탁 형태로 미술관 건립을 맡겼으며, 개관 뒤에도 미술관의 운영방안 등을 엑스포 조직위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엄청난 국비 등이 투자되는 미술관 개관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운영위원 구성은 물론, 위원회 개최, 내부전시실 구조와 수장고 운영방법, 기증물품의 입고 상황 등 로드맵이 전혀 없다.

실제 대규모 국비 사업이 동반되는 전시관 등의 운영은 예산이 확보돼 건물이 착공되는 시점부터 10~15명의 운영위원회를 구성, 개관에 대비해야 한다.

미술계 인사들은 "미술관 개관을 위해 최소 2년여의 시간을 두고 한 달에 한차례 씩 운영위원회를 개최, 내부전시실 구조와 기증품 여부, 수장고 운영방식, 전시실 구조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하며 개관이 임박하면 운영방침이 모두 완성돼야 한다"는 충고를 내놓고 있다.

솔거 미술관은 우리나라 실경산수화의 대가인 소산 박대성 화백의 이름을 따 '박대성 미술관'으로 명명하려다 지역 미술계의 반발 등으로 솔거미술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명칭 변경 등으로 갈등이 빚어졌던 만큼 당초 기증 물품의 규모 등에 변동이 없는지 등에 대한 정보 파악도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도 전혀 없다.

실제로 경주시와 엑스포 조직위는 박대성 화백의 기증 작품이 670점으로 알고 있지만 박대성 화백 본인은 400여 점이라고 말하는 등 벌써 혼선이 야기되고 있다.

게다가 박대성 화백의 기증 작품도 대부분 각 지역의 미술관 또는 기관 등에 대여 형태로 맡겨진 상태여서 이에 대한 회수 방법도 연구를 해야 하지만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주시는 "엑스포 조직위에 위탁을 한 상태여서 구체적인 사안은 잘 모른다"고 했다.

엑스포 조직위 담당자는 "곧 운영위원회를 조직하겠다. 꼼꼼한 준비를 위해서 개관시기를 늦췄다. 박대성 화백이 기증을 틀림없이 약속했기 때문에 작품을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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