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스웨덴·필리핀… 온나라 맛이 가∼득

낯선 가게-수입 과자 전문점의 별별 과자들

김지민(17) 양은 '마약 과자'라 불리는 초콜릿 과자를 함께 온 친구들에게 적극 권유했다. 친구들은 추천받은 과자를 하나씩 바구니에 담는다. 대구 중구 동성로에 있는 한 수입 과자점에는 10대 여중생부터 30대 중반의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들로 북적인다. 모두 작은 바구니 하나씩을 손에 들고 진열된 과자들 사이를 누비고 있다. 같이 온 사람들과 맛을 추측해가며 과자를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손에 든 바구니는 가득 찬다.

가게 안에는 500종류가 넘는 과자들이 벽면과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에는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각국과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인기 있는 과자들이 모여 있다. 100원짜리 사탕에서부터 1만원에 이르는 쿠키까지 가격 폭도 다양하다.

포장지에 있는 그림으로 맛을 추측할 수 있는 과자도 있지만 무슨 맛인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과자들도 있다. 이 때문에 진열대 곳곳에는 '고소해요', '가장 인기 있는 과자', '중독성 있는 맛' 등 맛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걸려 있다.

수입 과자점 사장 권규명(36) 씨는 "하루에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약 1천여 명의 손님이 가게를 찾는다"고 했다. 문을 열 당시만 해도 학생들이 주 고객층일 거라 예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가게를 찾는 사람들은 유치원생은 물론 70대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이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과자도 제각각이다. 권 사장은 "직장인이나 나이가 많은 손님은 덴마크나 스페인 등 유럽 쪽 과자를 선호한다. 반면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특이한 과자들은 청소년과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발걸음을 잡는 수입 과자점의 매력은 다양하다. 먼저 저렴한 가격과 풍성한 양은 수입 과자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과대 포장과 양에 비해 비싼 가격 때문에 국산과자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수입 과자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다. 직장인 장영근(28) 씨는 점심시간을 쪼개 동성로 수입 과자점을 찾았다. 회사 다과회 때 제공할 웨하스 수입 과자 900개를 사기 위해서였다. 장 씨는 "국내 마트에서 살 생각도 해봤지만 가격을 비교해보니 수입 과자점에서 사는 게 훨씬 더 이익이었다"고 했다. 대형 마트에 비해 주차하기는 곤란했지만 수입 과자를 사기 위해 점심시간을 쪼개 동성로 수입 과자점을 찾았다. 그는 또 "종류도 국산 과자에 비해 훨씬 다양해 여기서 사면 회사 직원들이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 과자 특유의 자극적인 맛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대학생 이영빈(23) 씨는 "맵고, 짜고, 단맛이 강하지만 먹다 보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는 것 같다"며 초콜릿 맛이 강한 미국산 쿠키를 5박스를 샀다. 종업원 K(23) 씨는 자극적인 맛을 가진 수입 과자 몇 개를 소개해줬다. 단맛의 대표주자는 호주산 초콜릿 과자 '팀탐'이다. '악마의 과자'라 불리는 이 과자는 각종 초콜릿 과자를 합쳐놓은 듯한 특유의 단맛 때문에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짠맛을 대표하는 과자는 미국산 '치즈볼'이다. 수백 개에 달하는 양이지만 한 번 뚜껑을 열면 멈출 수 없는 강한 중독성을 자랑한다. 짠맛이 강해 맥주 안주로도 인기다. 매운맛 대표주자는 일본산 과자 '와사비콩'이다. 작은 봉지 안에 손톱 크기 정도의 와사비콩이 약 20개 정도 들어 있는데 매운맛이 워낙 강해 한 봉지를 다 끝내기란 쉽지 않다.

수입 과자 인기가 날로 많아지면서 동성로뿐만 아니라 대학가, 경북지역까지도 수입 과자점 창업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수입 과자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의 상담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시적인 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넓어진 선택의 폭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즐거운 발걸음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글 사진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 훈와이메이진 치즈 모찌와 콩가루 모찌

원산지: 일본

가격: 5700원

특징: 입 안에 넣으면 씹기도 전에 과자가 사르르 녹는 특징이 있다. 콩가루 모찌는 담백하고, 치즈 모찌는 짭짤하면서 치즈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 아미카 칩스 감자칩, 햄버거 맛

원산지: 이탈리아

가격: 1500원

특징: "질소를 샀더니 감자칩이 딸려왔다"는 말은 양이 적은 한국 과자를 비판하는 우스갯소리다. 양이 적은 한국 감자칩에 분노를 느꼈다면 수입 과자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감자칩을 먹어보자. 봉지 가득 채우고 있는 양에 한 번 놀라고 오리지널, 햄버거 맛, 케첩 맛, 마요네즈 맛 등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독특한 맛에 또 한 번 놀란다.

◇ 사과향 솜사탕

원산지: 인도네시아

가격: 1000원

특징: 봉지를 뜯어서 먹는 솜사탕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종류로 특히 학생들에게 인기다. 맛은 사과향, 딸기맛, 오렌지 향이 있다. 길거리에서 팔던 솜사탕이 그리운 사람들이라면 간편하게 봉지를 뜯어 먹는 인도네시아 산 솜사탕을 먹어보자.

◇ 밀라노 퍼프 페스트리

원산지: 대만

가격: 3800원

특징: 아몬드 향이 첨가된 페스트리 겉을 화이트 초콜렛이 감쌌다. 안은 고소하고 겉은 달콤한 과자다. 홍차나 커피 등 차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

◇ 스펀지 크런치

원산지: 인도네시아

가격: 1800원

특징: 단 것이 당기는 날에 갈증을 한 방에 해결해 줄 수 있는 과자다. 맛은 딸기와 초콜렛 두 가지다. 구멍이 송송 뚫린 과자 속을 초콜렛이 채우고 있다. 구멍이 뚫려 있어서 가벼울 것 같지만 입안에 넣으면 구멍 속을 채운 초콜렛에 묵직한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다.

◇ 노벨수퍼레몬캔디

원산지: 일본

가격: 3900원

특징: 입에 넣으면 '파바박!'하는 소리와 함께 사탕이 터진다. 맛은 생각만으로도 입 안에 침이 고이는 레몬 맛이다. 입이 심심할 때 입안을 즐겁게 해 줄 사탕이다.

글'사진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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