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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의 "옛날 옛적에…"] 1000년을 산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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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너는 사람이 얼마만큼 살아야 실컷 살았다고 생각할 것 같니?

옛날 어느 나라에 한 임금이 있었어.

이 임금은 100살이 다된 늙은이였어. 그런데도 죽는 것이 무섭고 싫었어.

어느 날 저승사자가 이 임금을 데리러 왔어.

"때가 되었소. 이제 당신은 이 세상을 떠나야만 하오."

그러자 이 임금은 꽁무니를 빼며 말했어.

"나는 아직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소. 제발 다른 사람을 데려가고 나는 그냥 놓아주시오."

"그렇다면 누구를 대신 보내겠소?"

"으음!"

"그것 보시오. 마땅하게 보낼 사람이 없지 않소. 자, 이제 갑시다."

저승사자가 앞장을 섰어.

그러자 임금은 다시 징징거렸어.

"나라의 일을 보살피느라 너무 바빠서 나는 나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소. 그러니 제발 나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오."

"안 되오. 누구나 한 번은 죽도록 되어 있소."

"정 그러하시다면 내 아들 중에 하나를 데려가시오. 나에게는 아들이 100명 있소."

그러자 저승사자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어.

"좋소. 누가 아버지 대신 먼저 죽을지 그대의 아들들에게 물어보시오."

"누가 내 대신 먼저 죽겠는가?"

아들은 아무도 나서지 않았어.

"거 보시오. 아무도 나서지 않잖소?"

이때였어.

16살 먹은 막내아들이 나섰어.

"좋아요. 제가 갈게요."

막내는 임금이 가장 아끼는 아들이었어.

저승사자가 놀라서 물었어.

"아니, 너는 너무 어리지 않느냐. 그런데 네가 왜 나서느냐?"

"네, 아버지가 100년이 되도록 삶을 다 살지 못했다면 나 역시 마찬가지가 아니겠습니까? 100년을 사나 16년을 사나 똑같다면 이쯤에서 죽어보고 거기에서 진정한 삶을 찾아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다, 그럼 나하고 저세상으로 가자."

이리하여 막내는 하늘나라로 가고 말았어.

그 뒤에도 이 임금은 저승사자가 올 때마다 다른 아들을 골라 먼저 보내고 자기는 빠졌어.

그리하여 마침내 이 임금은 1천 살이나 되었어.

이때, 저승사자가 와서 다시 물었어.

"자, 이번에는 어떤 아들을 데려갈까?"

그제야 임금은 말했어.

"아니오. 이젠 천 년이라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았소. 중요한 것은 시간이 아니라 나의 마음이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지 못하면 모든 것을 다 놓치는 일이오."

그리하여 마침내 저승사자를 따라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어때, 지금 죽어도 후회가 없도록 늘 열심히 살아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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