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대구시에서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하 이우환 미술관) 미술관 건립과 관련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우환 미술관을 짓겠다는 건지, 안 지을 수도 있다는 건지'에 대한 똑같은 질문을 연이어 쏟아냈다. 권 시장이 "추진 중인 사업이니 진행하는 게 맞다"면서도 "아직 결론 낼 단계가 아니다. 건립 여부는 여론을 수렴해서 결정하겠다"는 대답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은 불만과 답답함을 토로하던 기자들의 잇따른 퇴장으로 마무리됐다. 한 방송사 기자는 시장에게 건립 여부를 여러 번 확인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자 기자회견 중 급히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제작 일정을 유보시키기도 했다.
이날 상황은 이랬다. 권 시장은 10일 이우환 화백을 만나러 일본에 다녀온 뒤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기자들도 시장이 직접 요청한 긴급 기자회견이라는 점과 주제가 '이우환 미술관'이라는데 관심을 갖고 모여들었다.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원점에서 재검토' 의사를 밝혔던 권 시장이 일본에 다녀오자마자 마련한 긴급 기자회견인 만큼 '중대 결정'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미술관 건립 추진 상황과 향후 일정 등 긍정적인 설명에 솔깃하던 기자들은 이 화백의 대구 방문과 예산 문제, 계약 시점 등의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헷갈리기 시작했다. 권 시장이 "이 화백의 대시민 설명 후 시민의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하자 기자들은 혼란스러워한 것이다. 결론은 '건립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직접 나서 마련한 긴급 기자회견은 긴급하지도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기자들을 더 헷갈리게 만들었다.
권 시장의 소통 방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소통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하기보다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한다면 소통이 아니다.
권 시장의 이런 소통 방식은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때도 이우환 미술관 건립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때 권 시장은 이우환 미술관 건립 관련 질문에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며 단호하고 강하게 답했다. 다음 날 지역 언론에는 미술관 건립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도배되다시피 했다. 시는 시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초래된 오해와 혼란을 수습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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