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희광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어린 시절 동인동 찜 골목 직전에 있는 동부시장(상가) 부근에 살았다. 종로초교 입학 후 등'하굣길엔 항상 대구시청 앞길을 지났다. 대구시청 앞길은 당시 집과 학교 사이의 가장 큰길이었다. 여 부시장은 이 길을 따라 등교하면서 본, 당시 큰 칼라(옷깃)를 밖으로 낸 누런 국방색의 '재건복'을 입은 시청 공무원들이 시청 마당, 현재 대구시의회 앞에서 '도수 체조'를 하고, 훈시 말씀을 듣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또 당시 가장 좋은 건물이었던 시 청사를 보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꼭 저 건물에서 근무해봐야지" 하는 꿈을 꾸게 됐다.
그리고 16년 뒤, 그 꿈이 이뤄졌다. 여 부시장은 1983년 3월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대구시청으로 발령받은 것이다. 그것도 일반 공무원이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 부시장까지 오르며 '8세 어린이'의 꿈을 멋지게 실현했다.
여 부시장은 "시청 앞을 지나다니며 등'하교하던 8세 때를 되돌아보면 참 행운의 삶을 살아왔다는 데 감사하게 된다. 좋은 직장을 구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들도 낳아 기르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대구시민의 덕분이다. 시민의 큰 혜택을 받은 것에 그저 감사한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처음 근무할 때 기억도 생생하다. 이상희 전 시장이 팔공산 순환도로, 두류공원 편의시설 등을 조성할 때 '이게 필요한가, 언제 되겠나"했는데 30년 뒤 팔공산 허리를 도는 멋진 명물이 돼 있는 걸 보고 많은 걸 느꼈다는 것.
그는 "또 앞으로 30년 뒤 대구의 자랑거리,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을 상상하고 시도하고 만들어야 한다"며 "후배들도 30년 뒤 이런 걸 보면서 선배를 존경하는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일하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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