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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각의 시와 함께] 동백아가씨-서안나(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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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장사이기 노래 쪼까 틀어 봐라이

그이가 목청하나는 타고난 넘이지라

동백 아가씨 틀어불면

농협 빚도 니 애비 오입질도 암 것도 아니여

뻘건 동백꽃 후두둑 떨어지듯

참지름 맹키로 용서가 되불지이

백 여시 같은 그 가시내도

행님 행님 하믄서 앵겨붙으면

가끔은 이뻐보여 야

남정네 맘 한쪽은 내삘 줄 알게 되면

세상 읽을 줄 알게 되는 거시구만

평생 농사지어 봐야

남는 건 주름허고 빚이제

비 오면 장땡이고

햇빛 나믄 감사해부러

곡식 알맹이서 땀 냄새가 나불지

우리사 땅 파먹고 사는 무지랭이들잉께

땅은 절대 사람 버리고 떠나질 않제

암만 서방보다 낫제

장사이기 그놈 쪼까 틀어보소

사는 거시 벨 것이간디

저기 떨어지는 동백 좀 보소

내 가심이 다 붉어져야

시방 애비도 몰라보는 낮술 한잔 하고 있소

서방도 부처도 다 잊어불라요

야야 장사이기 크게 틀어봐라이

장사이기가 오늘은 내 서방이여

  -시와문화, 2007, 여름

혼자 운전하며 먼 길 갈 때 소리꾼 장사익이 부르는 '동백아가씨'를 듣는다. 젊었을 때는 듣지 않던 동백아가씨를 장사익의 소리로 듣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시의 화자처럼 세상을 읽을 줄 알게 되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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