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제자 상금까지 뺏는 교단의 악습 척결해야

예로부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사(師)'에 방점을 찍고 뜻을 풀이해보면 '선생님을 아버지처럼 여기고 따르라'는 의미가 된다. 선생님이 아버지와 같다는 말에는 학생의 의무뿐 아니라, 교사의 책임도 마땅히 전제되어야 한다. 선생님이 부모처럼 되기 위한 노력과 반성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교단의 현실은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차마 무색하다.

구미 금오공고 전'현직 교사들이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입상한 학생들의 상금 수천만 원을 가로채 생활비 등으로 썼다가 들통이 났는데도 서로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는 세상이다. 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따고 우수상을 받은 제자들에게 후배를 가르치는 재료비로 쓴다는 명목으로 돈을 뜯었다. 대기업에 취업하자면 담당 교사인 자신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공갈'협박을 하며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부인까지 가세해 제자들의 통장과 현금카드를 관리하면서 기능경기대회 입상금과 기능사시험 관리수당을 마음대로 찾아 쓰고, 개인교습에 사용된 실습재료비까지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홀어머니의 임플란트를 해주려던 학생의 상금까지도 지도 교사가 학교의 전통과 후배를 위한 기부 운운하면서 앗아갔다니, 세상에 선생님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는가.

일부 교사의 일탈과 몰지각한 행태가 교단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대다수 교사들의 체면을 짓밟고 있다. 같은 반 친구를 때린 학생에게 "분이 풀릴 때까지 더 때리라"며 폭력을 조장하고, 학칙을 어긴 학생과 학부모에게 벌금과 금품을 받은 어느 중학교 교사의 경우도 그렇다. 끊임없이 이념적 성향을 드러내며 정치집단화하는 교사들을 보는 시선도 마뜩잖다.

어느 글로벌 교육재단이 발표한 주요 국가의 교사 위상 지수에서 우리나라 교사는 연봉과 위상에서는 3, 4위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학생들의 존경심이나 학업수행 신뢰도에서는 하위권을 면치 못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교단과 교실의 비교육적 행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더 선생님다워야 한다. 적어도 구태의연한 악습과 비위는 스스로 척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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