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구미)우리가족 첫 여행 프로그램 호응-초록우산 어린이재단'대구은행 노동조합 후원
구미 모 여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선미(가명) 양은 얼마 전 엄마, 남동생과 함께 거제도'통영으로 난생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을 다녀왔다. 엄마는 말기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살고 있다.
10년 전 이혼한 뒤 청소, 주방일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남매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엄마의 남은 삶은 이제 그리 길지 않다. 사춘기조차 겪을 새 없이 온갖 시련 속에 훌쩍 커버린 선미이지만 이날 여행에서만큼은 정말 환하게 웃었다. 선미는 "처음 본 바다에서 엄마와 함께 오래 살고 싶다는 소원을 빌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상준(가명'6)'상희(가명'5) 남매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다를 봤다. 베트남에서 온 엄마는 2년 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고, 남매는 실의에 빠진 아빠와 함께 슬픈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남매는 살아생전 엄마가 자주 이야기해 주던 바다를 무척 보고 싶었다.
그러나 아빠와의 여행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이하 초록우산)와 대구은행 노동조합(위원장 김기만)이 기획한 '우리가족 첫 여행'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동해안으로 바다 여행을 다녀왔다. 오랜만에 소중한 추억을 만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목청껏 "엄마~"도 불러봤다.
초록우산과 대구은행 노동조합이 후원하는 가족여행 지원사업 '우리가족 첫 여행'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초록우산 측은 지난 3월 저소득층 어린이의 88%가 단 한 번도 가족여행을 가보지 못했다는 설문조사를 토대로 가족여행 지원사업을 기획했다. 대구은행 노동조합에 기획안과 함께 1천만원의 후원을 요청했고, 대구은행 노동조합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초록우산은 경북도 내 저소득층 어린이들로부터 애틋한 사연과 여행 계획 등을 공모 형태로 받은 뒤 심사를 거쳐 경북도 내 24가구를 가족여행 대상자로 선정했고, 지난 5월부터 가족들이 원하는 시기에 여행을 보내 주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가족여행을 가보지 못한 이들이 간절히 가고파 했던 곳은 바다와 문화유적지였다. 현재 16가구가 여행을 마쳤고, 8가구는 11월 안에 여행을 떠난다.
가족여행 지원사업에 대한 호응이 워낙 뜨겁자 초록우산 측은 신청 가족, 후원자가 있으면 내년에도 이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초록우산 함연지 복지사는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가진 가족여행 참가자들은 첫 가족여행에 정말 행복해했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지만 늘 후원자가 아쉬운 실정"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북지역본부 054)458-9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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