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를 위한 추석 이야기 1 -추석은 어떤 명절인가요?

한국인성예절교육원은 이달 2일 대구 동구청에서 추석을 앞두고 차례를 시연했다. 이곳 관계자는
한국인성예절교육원은 이달 2일 대구 동구청에서 추석을 앞두고 차례를 시연했다. 이곳 관계자는 "이날 차례상 두 상을 차리는 데 든 비용은 국산 쇠고기를 포함해 총 22만2천원이 들었다. 또 명절 차례상에는 꽃 병풍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즐거운 추석이 시작됐네요. 여러분은 민족 대명절 추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추석을 설명할 예정이에요. 한가위라고 불리는 추석은 이날 밤 달빛이 좋아서 월석이라고도 불린다는 사실, 우리나라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중국에는 '중추절', 일본에는 '오봉', 베트남에는 '쭝투'라는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소식도 꼼꼼히 담았습니다. 추석 전통놀이도 찾아봤는데요. 아파트 생활 때문에 마당이 귀한 요즘에는 하기 힘든 놀이지요. 우리에게 익숙한 씨름과 줄다리기, 소놀이와 지애밟기, 가마싸움 등은 우리 조상들이 추석에 즐겼던 놀이입니다. 먼저 추석의 유래부터 알아볼까요?

◆ 추석, 언제 시작됐나요?

추석(秋夕), 한자어를 풀이하면 가을 저녁이라는 뜻이죠. 중추절 (仲秋節) 또는 한가위라고도 하며, 음력으로 8월 15일입니다. 추석의 다른 이름 한가위는 원래 '한+가위'인데 여기서 '한'은 크다, '가위'는 가운데란 뜻입니다. 가위는 옛말 가배(嘉俳)에서 음이 변한 말입니다. 추석날 밤에는 달빛이 일 년 중 가장 좋아서 월석이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신라 중엽 이후 한자가 성행하고 나서 중국인이 사용하던 중추, 월석 등 말을 합해서 추석이라고 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사실 추석의 유래를 밝히는 명확한 문헌 자료는 없습니다. 다만, 12세기 '삼국사기'에 추석에 대한 기록이 최초로 나와 있어 추석이 신라 초기에 이미 자리 잡았으며, 신라의 대표적인 명절이었다고 알려집니다. 신라 3대 왕인 유리왕 때입니다. 삼국사기의 기록을 보면 추석에 여자들이 패를 나누어 길쌈을 했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추석은 다가오는 겨울 의복을 장만하는 시기였습니다. 또 추석이 되면 오곡백과가 모두 익는 좋은 계절이라서 '중추가절'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민간에서 이날을 가장 중요한 명절로 여겨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쌀로 술을 빚고, 닭을 잡고, 과일도 풍성하게 장만했습니다.

추석은 고려 때도 큰 명절로 여겨졌습니다. 고려는 9대 속절(俗節'제삿날 외 철 따라 차례를 지내는 날)이 있었는데. 설날과 정월 대보름, 상사, 한식, 단오, 추석과 중구, 팔관, 동지였습니다. 이 명절들은 조선시대로 이어졌고 조선시대에 추석은 설날, 한식, 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의 하나로 꼽혔지요. 이 세시 명절들은 농사라는 생업과 직결돼 있던 것인 만큼 산업사회가 되면서 점차 약해졌지요. 추석도 전통적인 성격이 퇴색해 차례와 성묘하는 날로 축소되었지만, 국가에서 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설날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큰 명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제사와 차례, 뭐가 다른가요?

제사와 차례는 비슷한 것 같지만 다릅니다. 제사의 대상은 죽은 조상과 그 배우자로, '기일'(돌아가신 날)에 지내기 때문에 '기제'라고 합니다. 이에 반해 차례는 추석과 설, 한식 같은 명절에 지내며 평소 자신이 제사를 모시는 모든 조상이 그 대상이 됩니다.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 임귀희 원장은 "차례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 차례상에는 차를 놓는 것이 맞다"고 설명합니다. 대상이 다르니 술을 올리는 횟수도 다릅니다.

기제사 때는 조상님께 술을 석 잔 올리고, 축문을 읽지요. 축문은 제사를 지낼 때 자손들이 조상님께 고하는 글이란 것 아시죠? 조상님을 모시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드시라고 권하는 글이랍니다. 반면 차례는 지방과 가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축문이 없고, 술도 한 번만 올립니다. 그리고 기제사는 밤에 지내지만 차례는 낮에 지낸다는 것도 다른 점이겠죠?

식민지 시절, 일제는 명절 차례에도 간섭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1935년 조선총독부에서 제정한 의례준칙에 의해 할아버지, 아버지, 2대에만 한해 기일에 지내는 기제와 일 년에 한 번 지내는 묘제만 제례로 통일됐습니다. 또 1939년에는 오랫동안 이어진 차례 관행 탓에 기제와 묘제 외에 정월 첫날과 8월 추석에만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정해졌습니다.

◆ 추석에는 왜 송편을 먹나요?

송편은 추석 명절 음식입니다. 명절 음식은 차례상에 올리고, 가족과 친척 그리고 이웃이 나누어 먹지요. 송편은 가을을 상징하는 음식입니다. 그래서 가을 맛은 송편에서 오고 송편 맛은 솔내에서 온다는 말도 있다고 하네요. 우리 민족은 예부터 음식에 계절을 담았습니다. '제철 음식'이라는 단어만 봐도 알 수 있지요. 햇곡식이 익는 계절에 맞는 추석은 그 어떤 때보다 상차림이 풍성합니다. 송편은 추석 무렵 추수한 햅쌀로 빚는 것이 정석이었습니다.

송편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을까요? 먼저 송편을 찔 때에 솔잎을 깐다고 해서 생긴 '솔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 손으로 꾹꾹 눌러 빚기 때문에 '손편'이 송편이 됐다는 재밌는 주장도 있습니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넣는 이유도 따로 있습니다. 한국인성예절교육원 임 원장은 "추석 음식은 잘 상하는 편인데 솔잎을 쓰면 이를 막을 수 있다. 또 솔잎을 깔면 떡끼리 달라붙지 않아서 먹기 좋다"고 설명합니다.

송편은 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해 햇녹두, 송기(소나무의 속껍질), 청태콩, 깨, 밤, 대추, 고구마, 곶감, 계핏가루 같은 것을 소로 넣어 빚습니다. 소 재료가 많은 편입니다. 쌀가루를 반죽할 때 쑥이나 송기를 찧어 넣어 쑥 송편이나 붉은색의 송기 송편을 만들기도 하지요. 한가위 때 햅쌀로 빚은 송편은 오려 송편이라고도 하는데요. 오려란 올벼를 뜻하는 말입니다.

혹시 추석 달은 보름달인데 송편은 왜 반달 모양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우리 민족은 예부터 꽉 찬 것을 싫어했습니다. 꽉 찬 보름달보다 반달 모양의 떡을 만들어 속을 조금씩 채워가기를 원했다고 하네요. 인생의 부족함을 채워가듯이 말이죠. 올 추석, 가족과 친지들의 사랑으로 우리 삶을 풍성하게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 참고 자료 : 한국세시풍속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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