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당이 성추행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며 4일 오전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성추행 사건이 있었던 날은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YTN 등에 따르면, 강 대변인 측은 "조 원장이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실형 판결을 받은 지난해 12월 12일, 강 씨는 당직자였던 가해자 등 여러 명과 회식하고 노래방에서 성추행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당 대표였던 조 원장이 유죄를 받자, 당 관계자들은 너무 침울해 하지 말고 힘내자는 취지로 일종의 단합대회를 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이 바로 고소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조 원장이 수감 될 상황인데, 성 비위를 내부적으로 문제 삼는 것에 부담을 느껴서 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건 당시 영상이나 사진 등은 없지만, 경찰은 가해자의 사과 메시지와 당 관계자들의 진술 등은 이미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개혁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 흔들리지 않았지만, 그 길 위에서 제가 마주한 것은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그리고 괴롭힘"이라고 말하며 탈당을 선언했다.
강 대변인은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은 지난달 당을 떠났다"며 "해당 사건과 관련해 당의 쇄신을 외쳤던 세종시당 위원장은 지난 9월 1일 제명됐다. 함께 했던 운영위원 3명도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까지도 피해를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를 도왔던 조력자는 '당직자 품위유지 위반'이라는 이름의 징계를 받고 며칠 전 사직서를 냈고 또 다른 피해자도 지금 이 순간,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며 "성 비위 문제를 여성위 안건으로 올렸던 의원실 비서관은 당직자에게 폭행을 당했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다. 그러나 그는 소 취하를 종용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제가 침묵을 끊고 오늘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 윤리위와 인사위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채워져 있었고,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는 달이 넘도록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변인은 "우리는 기다렸다. 8.15 사면을 기다렸고, 사면 이후 당이 제자리를 찾고 바로잡힐 날을 기다렸다"라고도 말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출소 이후 상황이 바로잡힐 것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러나 이제는 깨달았다.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말이다"라며 "오늘 이 목소리가 또 다른 침묵을 깨우는 시작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조국혁신당은 피해자 요구를 수용해 외부 조사를 거쳐 가해자 두 명에 대해 제명 등 징계를 내렸다고 반박했다. 윤재관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부족함이 있었겠지만,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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