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나쁜 와이프가 행복하다

나쁜 와이프가 행복하다 / 하은영 지음 / 팬덤북스 펴냄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또 주부들 중 일부는 "이혼 도장을 찍어? 말어?" 고민에 시달릴 것이다. 대부분의 부엌일과 집안일이 여자들에게 편중돼 있는데다, 명절에는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가중되면서 극심한'명절증후군'에 시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수많은 갈등의 연속이다. 마음으로는 골백번도 더 갈라서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딱 잘라 물어보자. "만약 이 지긋지긋한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이혼이 인생의 새로운 출발인 것은 맞지만, 그 길 끝에 행복이 있을지 아니면 지금보다 못한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답한다. 그러면서 "사람은 바뀌지 않고 환경만 바뀌었다고 삶이 달라지지 않는다"며 "환경만 탓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족 구성원 한 명, 한 명을 일일이 개조하는 것보다 자신이 달라지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삶에 충실한 '나쁜 와이프'가 될 것을 주문한다. 나쁜 와이프들은 집에서 자기 몫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챙기며, '이렇게까지 하는데 언젠가는 알아주겠지'라는 가정 따위는 하지 않는다. 저자는 "물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엄마와 아내라는 이름으로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기 삶까지 송두리째 거는 것은 상대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꼬집는다. 책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독한 여자'가 되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가슴 답답한 수많은 주부들이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것만으로 조금의 후련함을 느낄수 있지 않을까. 260쪽, 1만4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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