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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즐긴다…안방은 시네마천국

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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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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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잡:땅콩 도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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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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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명절 안방극장을 장악했던 홍콩영화는 추억 속 이야기다. 이소룡 주연의 '맹룡과강'과 주윤발 주연의 '조조 황제의 반란'으로 체면치레를 하긴 했지만, 몇 년째 한국영화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명절 안방극장은 한국영화들로 꽉꽉 채워지고 있다. 특히 올해 추석은 여느 해보다 길다. 6일(토)부터 시작해 사흘간의 추석연휴, 그리고 대체휴일(10일)까지 5일간의 휴가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풍성하고 다양한 장르의'추석 특선영화'를 선보인다.

◆관상(SBS 6일 오후 8시 45분/송강호 이정재)

'관상'은 지난해 9월 개봉해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제50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을 폐위시키고 스스로 왕위에 오른 쿠데타, 계유정란을 배경으로 한 팩션(팩트+픽션)이다.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 깊은 산 속에서 처남 '팽헌'(조정석), 아들 '진형'(이종석)과 함께 칩거하고 있던 그는 관상 보는 기생 '연홍'(김혜수)의 제안으로 한양으로 향한다. 연홍의 기방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는 일을 시작하자마자 용하다는 소문이 저잣거리에 퍼지면서 명성을 얻는다. 어느 날 '내경'은 '김종서'(백윤식)로부터 사헌부를 도와 인재를 등용하라는 명을 받아 궁으로 들어가게 되고, '수양대군'(이정재)이 역모를 꾀하고 있음을 알게 된 그는 위태로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

◆소원(SBS 7일 오후 11시 15분/설경구 엄지원)

비 오는 날 아침,'코코몽'을 좋아하는 아홉 살짜리 소원이(이레)는 등굣길에 술에 취한 남자에게 끌려가 성폭행을 당한다. 그 때문에 장기 일부가 파괴돼 배변 주머니를 차고 다닐 뿐만 아니라 말을 잃고 남성이라면 아빠의 손길과 눈길까지도 거부한다. 특히 일 때문에 가정에 소홀했던 아빠는 소원이에게 외면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엄마가 소원이를 위해 코코몽 분장을 하고 작은 기쁨을 선물한다. 이를 보고 즐거워하는 소원이를 본 아빠는 친구와 함께 등교하는 소원이 앞에 코코몽 분장을 하고 나타난다. 소원이를 기쁘게 해주려고 코코몽 탈을 쓴 채 곁에 있던 아빠와 아빠의 땀을 닦아주는 소원이. 한편 소원이 가정을 망가뜨린 범인에 대한 재판에서 판사는 한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범인에게 징역 12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형벌을 내린다. 하지만 소원이네는 절망 끝에서도 희망을 찾아 한걸음 내딛는다.

이 영화는 2009년 발생한 아동 성폭행 사건, 일명 '조두순 사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하지만 자극적인 장면에 치중하거나, 가해자의 악마성이나 사회적 부조리를 지적하기보다는 피해자와 그 가족이 치유되고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과정을 그리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좋은 평을 받았다.

◆감기(MBC 8일 오후 11시 15분/장혁 수애)

호흡기로 감염, 감염속도 초당 3.4명, 치사율 100%의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에 발병한다. 이에 정부는 전 세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사태를 발령하고, 급기야 도시 폐쇄라는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 '감기'는 일상적인 감기가 가장 치명적인 죽음의 바이러스로 재탄생, 인류의 안전을 위해 감염자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를 폐쇄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담았다.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감기가 인류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는 거대한 공포로 둔갑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피할 새도 없이 격리된 사람들의 임시 수용캠프는 비닐 텐트촌. 군인들은 감염자 캠프로 들어온 사람들의 신체검사를 실시하고, 시민들은 불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한 채 안내요원의 지시를 따른다. 정치인들과 의사들은 완전폐쇄된 도시의 수용소 캠프에 감염자와 감염 미확인자를 전부 가둬두고 치료방법을 찾으려 하지만, 수용소에 격리된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의 나날을 보내며 갈등이 고조된다. 이런 가운데 지나치리만큼 봉사정신이 투철한 구조대원 '지구' 역을 맡은 장혁은 바이러스에 대항할 항체를 가진 아이 '미르'(박민하 분)를 지키고자 사투를 벌인다. 수애는 바이러스에 걸린 딸의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싱글맘 역할을 맡았다. 과연 이들은 죽음의 바이러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넛잡:땅콩 도둑들(KBS2 9일 오전 10시 50분)

올해 1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200개 나라에서 개봉되어 9천300만달러(우리 돈 약 950억원)의 흥행수익을 거둔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전역 3천 개관 개봉, 한국 애니메이션 사상 최대 제작비인 450억원 투입, 전 세계 120개국 선판매 달성 등 개봉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스토리의 핵심은 땅콩가게를 노리는 초특급 귀요미 동물도둑들과 1% 부족한 은행털이 갱단이 벌이는 스펙터클 땅콩자루 쟁탈전. 평화로운 숲 속 공원의 식량창고를 홀랑 태워 먹고 쫓겨난 사고뭉치 다람쥐 설리와 동물친구들은 땅콩가게를 털 계획을 세운다. 가게 지하에 수북하게 쌓여 있는 땅콩자루를 발견한 땅콩원정대는 자루를 무사히 공원으로 옮길 기대에 부풀지만 의외의 암초를 만난다. 그곳은 은행털이 갱단이 은밀한 작전을 준비 중인 아지트였던 것. 이후 금괴자루와 땅콩자루를 바꿔치기하려는 갱단의 음모는 모른 채 그저 생존을 위한 식량 확보를 위해 똘똘 뭉쳐 몸을 던지는 동물들의 배꼽 잡는 소동이 이어진다.

사람과 동물의 코믹 대결 말고도 주인공 설리를 묵묵히 돕는 버디를 통해 우정의 참된 의미를 묻고, 반영웅 설리와 허당영웅 그레이슨을 대비시켜 이 시대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더 테러 라이브(KBS2 9일 오후 8시 10분/하정우 이경영)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잘나가던 마감뉴스 메인앵커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아나운서 윤영화(하정우 분)를 주인공으로 하는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다. 영화 '리튼', '아나모픽' 등을 발표하며 독립 영화계에서 활약하던 김병우 감독의 첫 상업 영화로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부일영화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방송국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던 윤영화 앵커에게 청취자가 전화를 해 '한강 다리를 폭파하겠다'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내가 터뜨린다고 했죠…?" 장난전화로 치부하며 전화를 끊은 순간, 마포대교가 폭발하고, 눈앞에서 벌어진 끔찍한 재난이 '테러사건'이라는 단서를 쥐게 된 윤영화. 윤 앵커는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범과의 통화를 생중계할 테니 메인뉴스 앵커 자리에 복귀시켜 달라"고 협상을 한다. 테러범은 윤 앵커와의 전화 통화 조건으로 21억여원과 함께 대통령의 방송 출연을 요구한다. 선진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마포대교 보수공사에 동원된 일용직 노동자 세 명이 강에 빠져 죽었으니,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고선 윤 앵커의 귀 안에 들어 있는 이어폰에 폭탄이 설치돼 있다고 협박한다. 윤 앵커는 자신과 마포대교 상판에 있는 생존자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모습도 보이지 않는 테러범과 목소리로만 싸운다. 테러범의 정체는 무엇이며, 왜 하필 앵커 '윤영화'를 지목했을까?

이 영화는 순제작비 35억원으로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에 스튜디오라는 공간적 제약까지 있었지만 하정우의 연기력, 섬세한 심리 묘사, 촘촘한 연출력 등으로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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