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축구 '속죄의 소나기골'…베네수엘라에 3대1 승리

이동국 센추리클럽 가입 기념골…포철공고 후배 이명주도 축하골

승리를 향한 간절함과 정신력의 승리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에서의 졸전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가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승리, 인기를 만회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앞세운 다소 거친 플레이가 흠이었지만 소나기골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에서 대구'경북 출신으로 포철중'포철공고 선후배 사이인 이명주(알아인)와 이동국(전북 현대)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3대1로 승리했다. 이동국은 1대1로 맞선 후반 7분 역전 헤딩 결승골과 후반 17분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한 이동국은 이날 특급활약으로 '최고참 태극전사'의 저력을 증명했으며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 가입을 자축했다.

이명주는 앞서 0대1로 끌려가던 전반 33분 귀중한 동점골로 A매치 10경기 만에 짜릿한 데뷔골을 작성, 브라질 월드컵과 인천 아시안게임 엔트리 탈락의 서러움을 날려버렸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최근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부진에서 벗어나면서 내년 1월 아시안컵 준비의 첫 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한국이 이날 기록한 3골은 올해 치러진 10차례 A매치 가운데 한 경기 최다 골이었다.

이날 사령탑의 공백 때문에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코치는 좌우 수비수에게 과감한 오버래핑을 주문하고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진을 두텁게 세우는 4-2-3-1 전술로 골 만들기에 나섰다. 선수들도 월드컵 때의 부진을 씻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경기 내내 상대 선수와 거칠게 맞서는 강한 압박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고, 실점 위기를 차단했다. 손발을 맞춘 지 나흘밖에 되지 않아 정교함이 떨어졌고 실수도 나왔지만 한 발 더 뛰는 강한 정신력으로 승리를 일궈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로 떠오른 손흥민(레버쿠젠)은 이동국이 역전 헤딩골을 터뜨리자 그의 축구화를 닦는 세레모니를 펼쳤다. 이동국은 경기 후 "머리로 골을 넣었는데 발을 무릎에 얹으라고 해서 당황했다. 손흥민이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쇼맨십도 좋아졌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8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새로 선임된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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