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상돈. 새정치 비대위원장 되나

새정치민주연합이 12일 '중도보수' 성향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진보' 성향의 안경환 서울대 명예교수를 공동비대위원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이 보수와 진보 성향의 비대위원장을 '투톱' 체제로 내세워 '혁신'과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비상시국을 돌파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하지만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에 기여한 보수 인사에게 당 혁신을 맡기는 데 대한 당내 반발 기류가 만만치않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구상이 순조롭게 현실화될지는 의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반응이다.

새정치연합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박영선 위원장이 혁신과 확장이라는 두 가지 개념에 따라 진보와 중도보수를 양 날개로 공동비대위원장 구상을 해왔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새정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정치혁신을 주도한 바 있다. 이 교수는 2011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비상대책위원, 2012년 대선 직전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정권 창출에 한몫을 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새누리당 비대위원이었던 이상돈 교수를 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의원 54명은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는 이 교수의 비대위원장 내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기에는 진성준(전략기획위원장), 박수현(대변인) 등 현 지도부에서 당직을 맡은 의원들도 포함됐다.

중진들도 적절치 않다는 반응이 주류다. 박지원 의원은 "이 교수가 우리 당의 정체성과 맞는지 의문"이라고 했고, 박주선 의원도 "여당 비대위원이었던 사람이 야당 비대위원장이 되는 건 어떤 국민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은 박 위원장에게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12일 진보와 중도를 양 축으로 당의 외연을 확대하면서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을 내세워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착수해 당내 반발 진화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르면 14일쯤 비대위원 명단을 발표하며 비대위 인선을 완료할 전망이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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