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동 주민들의 반발로 건설이 미뤄져 온 대구 4차 순환도로 안심~지천(23㎞) 구간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잡혔다.
대구시가 16일 4차 순환도로 4공구(동구 지묘동~둔산동) 구간의 '터널화'를 요구해온 주민 의견을 수용, 설계를 변경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측에 공식 요청하기로 약속했다.
도로공사는 2008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진행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에서 도로와 도동 측백나무숲(천연기념물 1호) 간격을 520m로 띄워 터널화하는 방안을 세웠지만, 2013년 10월 실시설계에선 280m 간격에 고가도로로 건설하는 안을 확정했다. 이에 주민들을 기본설계대로 측백나무숲 옆을 지나는 고가도로를 당초 계획대로 터널화하라고 요구하며 건설에 반대했다.
주민들은 "현재 설계안대로 도로가 들어서면 측백나무숲이 매연에 말라죽고, 시민들의 휴식처인 단산지 봉무공원의 경치가 훼손된다. 2011년 설계안에 나온 터널화를 다시 추진해 자연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주민 요구대로 노선을 변경하면 도로의 곡선이 심해져 안전성이 떨어진다. 터널 공사로 30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추가로 들어가게 돼 사업성도 나빠진다"며 맞서고 있다.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 유승민 국회의원, 강대식 동구청장 등이 지역 현안 관련 주민 의견을 듣는 '현장시장실'에서도 양측은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언성을 높였다. 이에 유승민 의원이 "이는 사고 위험성보다도 예산이 더 들어가는 점이 핵심인 것 같다. 대구시가 설계 변경을 정부에 요구하면 이를 근거로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중재안을 내놓았다.
이를 권 시장과 주민들이 받아들여 지루한 공방이 해결 기미를 보이게 됐다. 권 시장은 "예산을 더 확보할 수 있다면 주민들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설계 변경을 정부에 정식으로 신청한 뒤 주민 의견이 반영되도록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4차 순환도로 안심~지천 구간은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8천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08년부터 2019년까지 건설하는 공사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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