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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의료원, 호스피스 병동 폐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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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료원이 독립형 호스피스 병동을 사실상 폐쇄하고 산재형 병동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간호사를 못 구해서다. 대구의료원에 따르면 호스피스 병동에는 최소 근무 간호사 인원이 6명이다. 그동안 7명이 근무했지만 9월 말까지 2명이 사직할 예정이어서 더는 운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수시로 모집 공고를 냈지만 임금과 근무 여건이 열악해 지원자가 적어 충원될 때까지 산재형 병동으로 전환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의료원의 이러한 결정은 정부의 호스피스 병동 확대 정책에 어긋날 뿐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의 의무도 저버린 것이다. 현재 정부는 병원의 불필요한 연명 치료를 막기 위해 현재 880개인 호스피스 완화 의료 전문병상을 1천378개로 늘릴 방침이다. 대구에서는 대학병원과 일반 병원 등 7곳에서 호스피스 병동을 운용 중인데도 대구의료원이 이를 폐쇄하는 것은 옳지 않다. 간호사 충원도 대구의료원의 의지 부족이다. 호스피스 병동은 수시로 임종과 맞닥뜨려야 해 심리적 고통을 겪는 근무 특성이 있다. 그러나 순환보직이기 때문에 특정 간호사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한 이 병동 근무 간호사에 대한 업무 특성 교육 프로그램도 없어 대구의료원이 병동 유지에 소극적이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원인은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공공기관의 적자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잇따르면서 구조조정이나 개혁의 목소리가 높았다. 2012년 기준 대구의료원의 적자는 32억 6천만 원, 부채 규모는 181억 5천만 원으로 5곳의 대구'경북 공공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러한 외적 요인에 따른 대구시와 시의회 등의 압박이 수익성 없는 호스피스 병동 폐쇄 방향으로 결정됐다는 지적이다.

호스피스 병동 운용은 앞으로 화두가 될 '편안한 죽음'을 돕는 중요한 사업일 뿐 아니라 의료보험의 만성적자를 일부 해결할 정부의 사회공헌 정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업무 특성상 적자 구조일 수밖에 없어 당연히 공공의료기관이 떠안아야 할 분야다. 대구의료원은 다소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절대 호스피스 병동을 없애서는 안 된다. 오히려 공공의 특성을 살려 간호사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호스피스 교육도 더 늘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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