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들도 광고를 한다. '배고프면 밥 먹는다'와 같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굳이 한 번 더 말하는 이유는 TV 속에서 지역기업들의 광고를 쉽게 구경하기 힘들고 지역광고라고 하면 라디오 속 과장된 성우의 목소리로 울려퍼지는 광고나 케이블TV의 동네음식점 광고 등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다. 홍수처럼 몰려오는 대기업들의 광고 물량 속에서 지역기업들은 그들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투자로 자신들의 특성과 개성을 한껏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제약 속에서도 한 번이라도 고객들의 눈에 더 띄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빅 모델' 기용은 줄어드는 추세
2000년대 초 건설업체들은 이영애, 김태희, 장동건, 손예진 등 이른바 '빅 모델'을 쓰는 것이 유행이었다. 지역 건설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화성산업은 2005년에 탤런트 한가인 씨와 전속계약을 맺었고 동화주택은 탤런트 홍수현 씨를 기용해 '동화 아이위시' 브랜드를 광고했다. 빅 모델 기용은 비록 지불해야 하는 계약금이 많이 들고, 모델의 이미지에 따라 광고 효과가 달라지는 등 위험부담이 있지만 광고하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선호해 왔다.
하지만 2009~2010년에 들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대량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자 건설업계는 빅 모델 기용을 포기했다. 화성산업 또한 2009년 한가인 씨와 전속계약을 종료하면서 연예인 모델을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의 주정수 홍보팀장은 "2009년 쯤 소비자들의 주택 구입이 중대형 평수가 아닌 소형 실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빅 모델을 이용한 '품격 마케팅'은 먹히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항상 여성 모델을 이용해 주목을 끌어왔던 금복주조차 최근 여성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도 나타난다. 금복주는 지난해부터 포스터나 라디오 광고 등에 '2013 시카고 국제주류품평회 금메달 수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탤런트 손은서 씨를 지면광고 모델로 쓰기는 하지만 손 씨의 지명도가 아직 대중들에게 높지 않다는 점에서 모델을 이용한 광고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백화점은 'DM'전단 전쟁'
현재 지역에서 눈에 띄도록 가장 치열하게 광고 전쟁을 치르는 곳을 꼽는다면 바로 백화점 업계라 할 수 있다. 백화점 업계의 광고 전쟁이 벌어지는 곳은 백화점을 찾았던 고객에게 바로 전달되는 광고홍보물인 DM(Direct Mail'우편 광고) 과 전단이다. DM의 경우 대부분 백화점 회원 고객에게 발송되는데 대구 지역 백화점들 모두 이 DM의 발행량을 점점 늘리고 있다.
DM전쟁의 포문을 연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개점 이후 백화점카드 가입고객들에게 카탈로그와 쿠폰을 담은 DM 발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 기존 진출업체인 롯데백화점과 토종 업체인 대구, 동아백화점도 '자기 고객 지키기'의 일환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대구백화점의 광고대행을 맡고 있는 아이에스제이 커뮤니케이션의 박재현 과장은 "예전에는 할인상품이나 쿠폰으로 DM을 구성했다면 지금은 계절별 패션 제안과 같은 정보도 집어넣어 패션잡지처럼 보이게 구성한다"며 "발송 횟수도 정기세일이나 창립사은행사 때만 보내던 것을 요즘은 작은 행사를 할 때도 챙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각 백화점들은 다른 업체의 DM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할인 상품은 물론, 디자인이나 콘텐츠들도 서로의 견제대상이다. 타 백화점의 DM이나 전단에 공개된 할인 행사를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할인 행사가 기획되면서 이미 만들어놓은 DM이나 전단이 전량 폐기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스마트폰을 통한 광고도 고민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면서 지역에서도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가 요즘 대세가 되고 있다. 지역기업들도 점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이용한 '입소문 광고'를 적극 이용하는 중이다.
입소문 광고가 대박을 터트린 가장 대표적 사례가 2007~2008년 참소주 극장광고 동영상이었다. 당시 참소주 광고 모델이었던 탤런트 이수경 씨가 만화 '달려라 하니'의 주제가를 개사한 노래와 함께 '소주를 받을 때 500㏄잔을 내미는 장면'과 '소주에 빨대를 꽂아 마시며 활짝 웃는 장면'이 동영상에 등장했다. 이를 극장에서 본 사람들은 '본격 술 권하는 광고'라며 열광했고, 네티즌들은 이 광고 동영상을 인터넷으로 배포하면서 참소주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는 데 한몫 했다. 참소주는 이러한 콘셉트의 극장광고를 2011년 탤런트 박한별 씨가 모델을 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지금은 이러한 광고를 만들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 이진욱 금복주 홍보팀장은 "소주광고의 경우 TV 광고는 아예 할 수 없고, 극장 광고도 청소년 관람가 영화에는 상영할 수 없어 효과가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성산업은 2011년 5월 '범어숲 화성파크드림S'를 분양할 때 지역 최초로 QR코드를 적용한 광고를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범어역세권에 위치하고 단지 옆에 있는 범어시민공원 정보를 생동감있게 제공하기 위해 모든 광고물에 QR코드를 기재, 실제 범어시민공원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제공했다. 분양을 원하는 고객들은 굳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하지 않고도 QR코드를 스마트폰에 인식하기만 하면 단지 주변과 실제 경관, 내부 평면 등을 실제로 촬영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업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화성산업 주정수 홍보팀장은 "QR코드를 이용한 범어숲 화성파크드림S의 광고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해 현재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한 홍보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