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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레일바이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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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을 찾았다. 문경은 힐링 숲, 도자기 체험장, 사극 촬영지 등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찾는 도시다. 나는 워크숍차 잠시 머물면서 옛 기차선로를 활용해 레일바이크 놀이터로 변모시킨 역을 찾았다. 맑은 공기와 단풍 든 깊은 산을 바라보며 달리는 철길은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우리의 삶도 정해진 철길을 달리는 레일바이크처럼 태어나 달리고 녹슬고 언젠가 고철로 변할 것이다.

사람들은 다들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다. 부유한 가정에서 유복한 삶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꿋꿋이 이 사회의 빛이 되는 이들도 있다. 세계 유명 인사들의 4분의 3 이상은 불우한 환경 속에서 태어났거나 삶 도중에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맞아 들꽃처럼 강인한 생명력으로 자신의 삶을 이끈 사람들이다. 10대 시절 뉴욕의 브루클린 세탁소에서 일했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복잡한 가정사에 끼여 성장통을 심하게 앓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영국의 낡은 한 임대아파트에서 우울증과 싸우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변신한 조앤 롤링 등 그 예는 무수히 많다.

우리의 삶이 만약 레일바이크처럼 평생 정해진 철길을 똑같이, 안정적으로만 달려야 한다면 순간적으로는 큰 걱정이 없고, 만인이 평등하다는 자족감을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곧 우리는 그 단조로운 철길에서 뛰어내려 궤도 이탈을 꿈꾸며 우리의 꿈과 생각을 따라 자유로운 창조를 동경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온실 속 화초가 아니라 비바람과 눈보라 치는 광야에서 들꽃처럼 스스로를 단련시키면서 한 송이 꽃을 피웠다.

들꽃이 아름다운 건 수수함 때문이다. 억지로 꾸미려 하지 않는다. 억지로 좋다 하지도 않는다. 누가 바라보아 주지 않아도 그냥 햇살과 바람 맞으며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킬 뿐이다. 들꽃이 가진 또 다른 매력은 강한 생명력이다. 가끔 강풍이 후려치면 땅에 머리 곤두박질치면서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뿌리를 천천히 내려 땅과 깊은 호흡을 한다. 거기엔 오랜 삭풍과 눈보라를 이겨낸 혼자만의 인내와 기다림이 녹아 있다. 들꽃이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자유로움이다. 꼿꼿이 허리 힘주며 서 있으려 하지 않는다. 울고플 때 바람에 몸을 싣고 윙윙 울고, 적셔야 할 때 그냥 비에 흠뻑 젖는다. 한 송이 들국화. 찬 이슬을 통해 때 묻은 영혼을 씻기고, 들녘의 노을을 바라보며 그리움이 지워지는 것을 슬퍼한다.

어느덧 레일바이크는 시작점으로 되돌아와 있었다. 꽃을 소유한 자보다 벗 삼은 자가 더 행복하다. 소유한 자는 소유한 순간에 잠시 황홀하나 이내 그 소중함을 망각하고 살지만, 벗 삼은 자는 늘 곁에 두지 못함으로 인해 한평생 그리움을 간직하며 산다. 깊어가는 가을 한가운데 들꽃을 사랑하는 한 사람이 서 있다.

신경섭 시인'대구 수성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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