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만경을 읽는 즐거움/ 일진 스님 지음/ 민족사 펴냄
"세상 사람의 절반은 여성이다. 그리고 세상 사람 모두 여성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다. 여성이 행복하면 가정과 나라에도 행복이 충만한다. 지구 전체가 평화로워지는 시작이다."
비구니 스님이 여성 불자가 쓴 유일한 불교 경전인 '승만경'을 해설했다. 비구니 스님으로는 최초다. 국내 최대 비구니 사찰인 청도 운문사 주지 일진 스님이 그 주인공. 승만경은 인도 사위국 바사닉왕의 딸로 태어나 아유타국 우칭왕에게 시집간 승만 부인이 쓴 책이다. 승만 부인이 설법을 하면, 옆에서 부처가 옳다고 지지해주면서 승만 부인이 성불해 보광여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는 내용이다.
승만경은 여성도 성불할 수 있다는 절대 평등의 진리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불교는 모든 생명의 절대 평등을 가르치지만 초기 경전에는 당시 사회 관습에 따라 성차별적 요소가 들어갔다. 예를 들면 법화경에는 용녀가 남자의 몸으로 변해 성불하는 내용이 나온다. 하지만 승만경은 여성의 몸 그대로 성불하는 '여성즉신성불설'을 설파한다. 저자는 승만경을 '페미니즘 경전'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한 비구 스님이 '여자가 100년을 해 봐라'고 하신 적이 있다. 여자가 100년을 기도 및 수행해도 이룰 수 없다는 뜻이었다. 또 '다음 생에 비구가 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기도를 하신다는 한 비구니 노스님의 말씀도 떠올랐다. 이때를 계기로 '여성은 불가에서 열등한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썼고, 승만경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 "21세기에도 차별받는 여성이 많다. 오래전에 여성이 부처에게 인정받는 내용을 적은 승만경이 주는 메시지는 여성은 물론 전 인류에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1970년 재석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현재 불교여성개발원 특별자문위원과 생명나눔실천운동본부 이사 등으로 있다. 312쪽, 1만5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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