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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 행사-왕과 함께 신라 천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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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용학도서관 수강생 등 3천 명 참가 무열왕·진흥왕 흔적 재조명

'2014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매일신문사 주최,경상북도'경주시 후원) 행사가 8일 오전 경주 국립공원 서악지구 선도산 일원에서 열린 가운데 해병대 병사들이 시각장애인들과 다정하게 걷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골목 사이로 난 굽은 길은 늦가을 게으른 단풍에 곱게 물들었다. 길 끝에 자리한 신라고분들은 계절의 감각을 잃은 듯 마냥 푸르다.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는 단풍잎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신라의 왕들은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천 년을 건너뛰어 그들의 이야기를 동무 삼아 걷는 길. 왕들과 나는 저물어 가는 가을길의 동행이 된다.

'2014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 행사가 8일 대구경북지역민 3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경주 서악동 일원에서 열렸다. 매일신문사 주최, 경상북도'경주시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신라 왕들이 걸었던 '왕의 길'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통치이념을 되새겨보기 위함이다.

이날 오전 10시 행사장을 출발해 서악서원~무열왕릉~서악동고분군~진흥왕릉~선도산고분군~3층석탑~도봉서당을 돌아오는 왕복 3㎞의 패밀리코스와, 여기에 마애삼존불까지를 더한 왕복 약 6㎞의 마스터스 코스로 나뉘어 진행됐다.

이날 코스는 삼국통일의 서막을 연 무열왕과, 신라 역사의 꽃을 피운 진흥왕 이야기를 중심 테마로 잡았다. 김춘추로 더 잘 알려진 무열왕은 최초의 진골 출신 왕으로 김유신 장군과 함께 삼국통일의 기틀을 마련했고, 진흥왕은 신라에 불교를 중흥시키며 화려한 신라문화의 기틀을 닦았다. 화랑제도를 처음 만들고 이사부를 파견해 독도를 우리나라 수호 아래에 둔 것 역시 진흥왕의 업적이다. 그래서 이번 '왕의 길'은 위대한 신라의 두 왕이 남긴 과거의 흔적을 새롭게 조명하고, 길을 통해 그들의 삶과 죽음을 엿볼 수 있도록 길 위에 다양한 스토리를 뿌렸다.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라 왕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수 있도록 코스마다 과제를 마련했다. 참가자들은 7가지 과제를 완료하며 세속오계를 얻고 신분을 향상시켜갔다. 또 조금씩 영토를 확장해 왕위에 오르며 모두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는 즐거움을 누렸다.

최은정(36) 씨는 "왕의 길을 통해 경주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었다. 올해는 스토리가 더해져 더욱 즐거웠다. 내년 왕의 길 행사가 벌써부터 기대된다"며 "매년 왕의 길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행사가 의미 있고 알차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경북관광공사, 국립공원관리사무소, 경주시산악연맹 등 경주지역 단체 참가자들이 많았다. 아울러 대구 신서성당'용계성당, 대구 수성구립용학도서관 강좌 수강생들, 조아모(대구'경북 등산 동호인 모임) 등 다른 지역 사람들도 대거 몰려 평소 미처 몰랐던 신라 천년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자리가 됐다.

여창환 매일신문사 사장은 "삼국 중 가장 늦게 발달한 신라가 가장 찬란한 역사를 꽃피울 수 있었던, 우리 민족의 저력을 담은 역사의 길이 바로 '왕의 길'"이라며 "단순한 축제를 넘어 신라 왕들의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스토리 발굴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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