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차남 병역 기피 의혹을 둘러싼 공개 검증 과정에서 "당시 상황은 수술이 불가피했고, 이런 상황이라면 면제되는 것이 맞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 후보자 차남 이모(34) 씨는 2004년 부상을 입고 다음 해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에는 병무청으로부터 신체등급 4급을 받았으나 수술 후에는 5급을 받아 군복무 대상에서 면제됐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이 후보자는 29일 서울대 병원에서 공개 검증을 기획하고 당시 MRI 사진과 검증에 나선 의대 교수의 해석을 언론에 공개했다.
검증에 나선 이명철 서울대 의대 정형학과 교수는 이날 이 후보자 차남의 부상 당시 MRI 사진을 판독한 결과 "이 상태 무릎이라면 불안하다. 수술을 받는 것은 매우 정당했다"며 "지금은 (이 같은) 수술받으면 무조건 다 면제되는 게 병무청 규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사진을 들어 보이며 "뼈가 얼룩덜룩할 정도로 관절 견골쪽 틈에 파열이 있다"며 "바깥 연골판 역시 뒤쪽으로 파열돼 있는 등 뼈가 좌상을 입은 것이고, 이는 마치 망치로 뼈를 두들겨 맞은 형상"이라고 판독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자는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장가도 안 간 자식의 신체부위를 공개하는 비정한 아버지가 됐다. 공직에 가기 위해 비정한 아버지가 되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공개 검증이라는 강수를 던진 배경에는 이어지는 부동산 투기 의혹, 편법 증여 문제 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후보자가 투기가 의심되는 토지의 매입 단계부터 직접 관여했다는 증언이 보도되는 한편 2003년 타워팰리스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 역시 현역의원이자 여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부담스러워하던 분위기에서 철저한 검증을 공언하며 '강공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이에 따라 계속되는 투기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못한다면 병역 공개 검증이 별다른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동정심을 노린 '악어 눈물'이라는 비판도 나올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인다.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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