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한껏 몸을 낮췄다. 여야 국회의원들의 날 선 공세에 '송구스럽다'는 표현으로 일관했다. 이 후보자는 10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갖가지 의혹에 대한 해명에 집중했다. 특히 언론회유 발언에 대해선 석고대죄의 뜻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평소의 언론관과 관계없이 불찰과 부덕의 소치, 그리고 부주의로 국민 여러분과 또 언론사에 심려를 끼치고 문제를 일으킨 데 대해 대오각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의원들은 새누리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언론사 기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한 발언을 담은 음성파일을 청문회장이 아닌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했다. 야당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이 후보자가 언론인을 대학총장으로 채용해줬다고 밝힌 부분과 김영란법 문제와 관련해 기자에 대해 협박성 발언을 한 부분이 담겨 있다. 여야는 녹취록 공개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으며 인사청문회는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와 병역 특례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는 1971년 가장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수도육군병원에서 신체검사를 받고 현역 판정을 받았는데, 1975년 이 후보자 고향인 홍성의 홍성국민학교에서 신체검사를 받은 뒤 엑스레이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정이 바뀌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40년 전의 행정적 절차에 대해서는 일일이 잘 모르지만 제 다리에 문제가 있어 예순이 되는 나이까지도 같은 부위를 엑스레이 찍고 고생하는 입장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중학교 때와 1974년 그리고 지난 2009년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을 제시했다.
이 후보자의 부동산투기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완구 후보자가 신반포 2차 아파트 33평형을 구입한 후 대림아크로빌 52평으로 이사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최고의 재테크 전문가가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96년 이후 현금을 2억~3억원 갖고 있었고, 많을 때는 8억원까지 갖고 있었는데 이 부분도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40년 결혼생활을 하며 6번 이사했다"면서 "조금씩 근검절약해 옮긴 거라 투기 목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해명했다.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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