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참여마당] 시-배가 고파

산에서 내려온 할머니 가까이

새끼 고라니 한 마리가 뛰어오다

되돌아 쏜살같이 달아난다

정신 못 차리고

콩밭 이랑에 이리저리 뛰다 꼬꾸라지겠다

갑자기 펼쳐진 산골무대

영문을 모르는 관객들

이번엔 어디로 튀려나

새파랗게 질려 덜덜 뜨는 이슬 무리무리

도망 못 가는 주인공

자동차가 산 쪽으로 지나간다

잠잠하다

어디로 갔지

풀숲에서 기진맥진 상태로 나와

콩잎 속으로 퇴장하니

막이 내린다

박배경(김천시 삼락택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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