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에 들어설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하 역사관)은 시민의 힘이 만든 결과물이다. 2007년 역사관 건립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2009년 12월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추진위는 정부와 대구시에 역사관 건립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 대구시는 "위안부 문제는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나서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원 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추진위에 힘을 실어준 것은 시민들이었다. 역사관 부지 매입비와 공사비 등 총 사업비 12억5천만원 대부분은 각종 캠페인과 시민 기부금,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희움 팔찌' 등 자체 상품 판매 수익금으로 충당했다. 디자인 제품 업체 '마리몬드'도 1억여원을 후원했다. 이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로부터 건립 예산 2억원 지원이 확정되자 지난해 12월 대구시도 뒤늦게 2억원을 지원했다. 또 추진위가 대구 중구청 리모델링 지원금 공모 사업에 공모하면서 중구청으로부터 사업비 4천만원을 따냈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이인순 사무처장은 "외부 지원금은 4억4천만원이 전부고 나머지는 시민들의 정성으로 모은 것"이라며 "시민 참여가 없었다면 역사관 사업비를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억5천만원은 빠듯한 예산이다. 역사관이 들어설 건물은 1920년대 적산가옥으로 토지 구입비에만 5억원이 들었고, 수리하고 보수하는 과정에서 추가 사업비가 든다. 지역의 젊은 건축가들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과 부산, 광주에 위안부 역사관이 있다. 대구 역사관의 정확한 준공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 안으로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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