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한 노후설계] 귀농 꿈꾸는 개인사업자

귀농 부부 국민연금 가입땐 연 98만2800원 지원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주최한 \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이 주최한 \'8만 시간 디자인\' 캠페인 수상작. 국민연금공단 대구본부 제공

통신 관련 개인사업자 김성수(가명'52) 씨는 2년 후에 사업을 접고 고향에 내려가 사과농사를 짓는 부모님 가업을 물려받기로 했다. 어느 정도 마음을 정했지만 걱정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노후 준비가 부족한 것 같아 국민연금공단 심층재무담당자를 만나 상담을 받았다.

김 씨의 부인은 '귀농하겠다'는 남편의 결정에 처음에는 반대했다. 사회복지기관 팀장을 맡고 있는 부인은 직장에 만족하며, 정년까지 근무할 생각이다. 막내아들이 고등학생(2년)이라 아직은 대구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 부인이 직장을 마칠 때까지 다른 가족들은 대구에 거주하기로 하고 김 씨만 귀향하기로 했다.

김 씨의 부모는 이제는 사과농사를 짓는 것이 힘에 부쳐, 김 씨가 모든 일을 맡아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농사일을 잘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고, 농지의 상속문제와 관련하여 형제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김 씨는 자신의 상속지분만 증여받아 귀농하기를 원하지만, 부모는 나머지 지분도 김 씨가 모두 상속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형제들의 상속지분을 구입하기 위해 그동안 모아둔 자녀결혼자금과 교육자금을 사용하기로 했다.

김 씨는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맏딸은 취업 준비 중이고, 둘째 아들은 영천3사관학교 2학년이며 졸업 후 결혼비용은 스스로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부모 입장에서 자녀 결혼비용은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1명당 5천만원의 결혼비용과 막내 교육자금을 새로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부부간 귀농에 관한 의견을 일치시키자

귀농'귀촌하거나 전원주택으로 이사하기를 원하는 많은 부부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은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귀농하거나, 어릴 적 향수에 젖어 고향 찾기를 원한다. 그러나 막상 결정하려면 부인의 반대라는 복병을 만나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부인이 왜 반대할까?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에서 여성은 관계지향적 특성을 가진다고 한다. 즉, 여성은 모든 것을 관계중심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현재 살던 곳에서 계모임'부녀회모임 등 많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면 쉽사리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시골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남성은 왜 현재 살던 곳을 떠나 쉽게 귀농하려고 할까? 심리학에서 남성의 특성으로 가장 먼저 목표 지향적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남성은 일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고, 거기서 삶의 동기를 발견하고 존재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을 찾아가는 남성과 관계지향적인 여성의 의사를 일치시키는 조화점을 찾아가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부인이 직장과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하지만, 진정한 속마음은 다른 곳에 있다. 남편에게는 친숙한 고향이지만 부인에게는 새로운 환경이고, 시부모님을 모셔야 하는 등 여러 고민이 있을 것이다. 부인과 시간을 두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의논해야 할 것이다.

◆자녀교육비와 결혼자금 마련을 위한 지출을 줄이자.

김 씨는 자녀가 3명이지만 교육비는 막내만 부담하면 된다. 3명의 자식에게 결혼자금은 1명당 5천만원 정도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은 자녀결혼자금과 교육자금 2억원을 몽땅 농지 구입 자금으로 투자하게 되면 지금부터 교육비와 결혼자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목적자금 마련을 위해 우선 지출을 줄이기로 하고, 현금 흐름표를 작성해 잘못된 소비 습관을 고치고 지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저수지 통장, 자동이체 통장, 체크카드 통장으로 통장 나누기를 우선 실행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저수지통장은 종합자산관리(CMA)통장으로 하고 나머지는 보통예금통장으로 했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보험료, 관리비, 대출이자, 적금, 펀드 등은 자동이체통장으로 연결, 지출되도록 했다. 일상 지출은 체크카드통장에 연결된 체크카드를 사용해 지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그리고 신용카드는 최대한 자제하고 꼭 사용한다면 저수지통장에서 지출되도록 했다. 매달 지출되는 변동지출을 통제해 저축액을 늘려가기로 계획했다.

◆증여세 절감하는 지혜로운 상속

김 씨의 부모님은 2만3천140㎡(7천 평)의 과수원 전부를 김 씨에게 이전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과수원 전부를 증여하려면 다른 3명의 형제와 지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야 한다. 농지 전부를 증여받을 경우 공시지가로 2억원대이기 때문에 증여세 1천800만원(자진신고 10% 감액)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증여받는 부분은 공시지가 1억원 상당 농지다.

그래서 1억원 상당 농지는 증여를 받고, 나머지는 구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면 공시지가 1억원의 증여세로 450만원(자진신고 10% 감액)만 납부하면 된다. 김 씨의 지분은 증여를 받고 나머지는 구입한다. 구입대금을 다른 3명의 형제에게 증여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위의 방법이 복잡하다면 다른 형제 3명의 상속지분은 유언장을 작성하고, 부모님과 시간을 두고 상의하며 최대한 가족 간의 화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어업인 국민연금보험료 지원제도를 활용하자

김 씨는 사업을 그만두고 과수농사를 시작하게 되면 농어민 가입자가 돼 국민연금을 매달 최대 4만950원을 지원받게 된다. 개인사업을 할 때 매월 36만원을 납부한 경우 4만950원을 지원받아 31만9천50원만 납부하면 된다. 만약 부인이 함께 귀농한다면 남편과 동일하게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최대한 4만950원을 지원 받게 된다.

부부가 함께 귀농하여 국민연금을 가입할 경우 연간 98만2천800원을 지원받게 된다. 김 씨의 경우 64세에 받게 되는 예상연금액은 현재가치로 80만원이며 김 씨와 동갑인 부인도 60세까지 정년을 채우면 72만원의 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현재 납부 중인 개인연금과 합치면 월 200만원의 연금은 족히 된다. 시골에는 도시보다 생활비가 적게 든다는 점을 생각하면 여유 있는 노후가 가능해진다.

특히 김 씨처럼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하는 귀농은 여러 가지 면에서 부담을 덜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초기 정착자금이 들지 않고 이웃과의 관계 문제도 고향이라는 점이 편할 수 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도움말=국민연금공단 대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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