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敗 새정치 '대수술', 집도의는 김부겸?

문재인 內傷 입지 흔들…위기의 야권 총집결 리더 급부상

최소 2, 3석은 건졌어야 할 4'29 재보선에서 '전패'(全敗)를 당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예상치 못한 충격파에 휘청거리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재보선을 앞두고 친박근혜계 핵심 인사들이 연루된 '성완종 게이트'가 터지고 '세월호 1주기'(4월 16일)까지 겹쳐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였지만 완패했다. 물론 야권 분열과 새누리당의 선거전략이 주효한 탓도 있지만 선거를 지휘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야권 대선주자로서, 또 당 대표로서 큰 내상(內傷)을 입었다.

문 대표는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광주에서 상주하다시피 하며 선거운동을 했지만 무소속 천정배 후보에게 고배를 마셔 그의 '이기는 정당론'은 빛을 잃었다.

천 의원은 '호남정치 복원'과 '야당 심판'을 기치로 내걸며 호남 중심의 야권 재편을 들고 나와 문 대표는 호남 지지세 확보는 물론 당 결속을 위한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처지다.

문 대표가 이번 재보선 후 폭풍에 따른 계파갈등을 추스르지 못하고 친노 진영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면 당내에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대선 가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새정치연합 한 의원은 "친노 패권주의의 한축인 문 대표를 심판해야겠다는 것이 이번 재보선에서 광주의 민심이었다"며 "야권에서 문 대표의 위상이 몇 체급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문 대표의 헛발질이 계속될 경우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정치적으로는 사지(死地)나 다름없는 대구에서 지역주의 타파를 기치로 뛰고 있는 김부겸 전 최고위원의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최근 대구에서 접촉 면을 늘려가며 어느 때보다 당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정가에선 그를 두고 계파 색이 옅고 포용적이라는 점, 전국정당화를 위해 몸을 던졌다는 점, 새정치연합이 추구하는 '새정치'에 부합하는 이미지를 가진 점 등으로 야권의 리더로 손색이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친노계, DJ계, 쇄신개혁파 등 다양한 계파의 교집합을 이룰 수 있는 최적의 인물이라는 것이 야권 내부의 인식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은 단합해야 할 때다. 현 지도부가 위기를 잘 헤쳐 나갈 것으로 보며, 나도 힘을 보태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에서 당선되고 새정치연합 내부의 균열이 지속된다면 야권에서 '김부겸 대망론'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