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문턱 넘을 힘만 있어도 여자를 쳐다본다.'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 있지만 성에 관한 한 나이는 고려 대상이 아닌 건 분명한 것 같다. 노인들의 성을 떠올리면 먼저 '불결해, 그 나이에 무슨'이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생명체라면 누구나 성욕을 갖고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전제되어야만 노인들의 성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2002년 '죽어도 좋아'는 70대 노인의 성을 다룬 영화다. 각자의 배우자를 사별한 70대 노인 커플이 공원에서 만나 뜨겁게 교제를 하고 신방을 차리는 내용이다. 노인들은 성을 잊고 성과 결별한 채 살아갈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노인들의 성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노인들도 젊을 때와 마찬가지로 성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밝혀준 영화다.
보건복지부 통계로 나타난 노인들의 성생활 실태도 이런 사실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65세 이상 노인 중 26.4%가 성생활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로 절반 이상이 성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3%가 3개월에 1, 2회를, 7%가 6개월에 1, 2회 성생활을 하고 있으며 주 1회 이상도 5.6%로 나타났다.
이런 일부 노인들의 왕성한 성은 '성매수' 같은 현상으로도 나타난다. 노인 46.5%가 성매수 경험이 있으며 이들 중 32,1%가 성병 감염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도 달성공원이나 두류공원 일대 속칭 '박카스 아줌마'들이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여성인권센터 신박진영 대표는 "노인들의 성은 단순한 성적 욕구라기보다는 사회적 관계 욕구에 더 가깝다"고 말하고 "노인 인구 500만 시대 어르신들의 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사회적 고려를 할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한상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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