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청소년 상담이 10년 사이 3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상담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청소년들의 고민거리도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구시청소년지원재단(이하 청소년재단)에 따르면 2004년 1천675건에 불과했던 상담 건수가 지난해 4만8천660건으로 29배 정도 늘었다. 상담 내용은 학업과 진로 상담이 9천856건으로 가장 많았고, 또래 갈등이나 왕따 문제 등 대인관계(8천161건), 인터넷 문제(5천567건), 정신 건강(5천455건), 가족 문제(5천418건) 상담 등이 뒤를 이었다.
10년 사이 건수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2004년엔 성적 관련 상담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학업 중단 등 부적응 관련 상담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김경선 청소년재단 대표는 "'학교가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는 데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며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학생들도 있고,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 다니고 싶다고 얘기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면서 이와 관련된 상담도 크게 늘었다. 2004년에는 거의 없었던 '인터넷 사용' 관련 상담이 지난해에는 전체 상담 중 약 11%(5천567건)를 차지했다. 인터넷 과다 사용이나 인터넷 사용으로 인한 또래 갈등 등이 주요 상담 내용이었다.
가족 간의 의사소통 문제, 경제 또는 부모의 이혼 및 부부 갈등 등 가정 문제를 상담하는 청소년들도 크게 늘었다. 26년째 청소년 상담을 하는 진혜전 상담소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곪아 있던 가족 문제가 2008년 금융위기로 터졌다"며 "여기에 핵가족화까지 심해져 가족 안에서 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청소년이 많아졌다"고 했다.
김경선 대표는 "매체 발달로 어른들의 퇴폐적인 문화를 청소년들이 모방하는 사례가 많다"며 "어른 세대가 건강한 문화를 많이 만드는 게 청소년이 건강해지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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