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올해부터 도내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급식을 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안전한 우리 농산물을 공급, 바른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경북도는 친환경 급식으로 인스턴트 식품에 찌든 학생들의 입맛을 바로 잡고, 더 나아가 그들이 미래에 성인이 되더라도 지역 농산물을 애용할 수 있도록 '로컬푸드 운동'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가장 안정적인 농산물 소비운동이다.
◆친환경 쌀을 찾는 가정과 기업
"쌀 300㎏ 주문하신다고요? 네, 감사합니다." 예천의 학교 식탁에 친환경 쌀을 공급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연자방아친환경쌀(대표 김병원)의 '예천 상큼米(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주문이 최근 부쩍 늘었다. 학교에서의 입소문 등 다양한 경로로 친환경 쌀을 접한 사람들이 기존 쌀보다 친환경 쌀에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연자방아는 5년 전부터 가정 또는 기업에 쌀을 납품하고 있다. 연자방아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경북친환경유통은 2주에 300㎏을 주문할 정도로 친환경 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친환경 매장의 쌀은 그동안 아기들의 이유식 등으로 많이 활용됐지만, 요즘은 가정과 고급 식당 등에서도 선호도가 높다고 했다.
친환경 쌀은 일반 쌀보다 가격이 많이 비싸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친환경 쌀이 주목받고 있다. 연자방아와 거래하는 상인동의 한 제과점주도 수년 전부터 이곳의 쌀 주문량을 늘리고 있다고 했다.
학교 급식을 본격화한 지난해부터는 대구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 수십 곳 업체에서, 업체당 한 달 500~1천㎏의 주문을 하는 바람에 공급물량을 맞추느라 재배농가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는 것이 연자방아 측의 설명이다.
올해부터 연자방아 쌀을 먹고 있다는 한 고객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어서 재배나 유통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믿음이 간다"며 "직접 연자방아에서 구입한 쌀을 먹은 이후로 다른 경로로 구입한 쌀은 못 먹을 정도로 지역 농산물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했다.
김병원(59) 영농조합법인 연자방아친환경쌀 대표는 "2000년대 초반까지는 친환경 쌀을 생산했을 때 고급 쌀의 이미지가 많아 매출도 부진했다. 하지만 이후 사회가 여유로워지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서 친환경 쌀의 매출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지역보다 대구경북에서 문의 전화가 많이 온다. 지역 농산물에 대한 신뢰가 커지면서 관심과 소비가 늘어나는 것 같다"고 했다.
◆예천 친환경 쌀이 로컬푸드를 이끈다
친환경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로컬푸드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런 현상은 예천 친환경 쌀이 이끌고 있다.
예천은 친환경 쌀 재배지로 유명하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NAQS)로부터 유기농'무농약 인증을 받은 논 면적이 940㏊(유기농 39㏊'무농약 901㏊)로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다. 친환경 쌀 생산농가는 모두 560농가로 주로 추청벼와 일품벼를 생산하고 있다.
예천 친환경 쌀 재배농가는 오리나 우렁이를 기르는 농법을 활용해 벌레나 잡초를 제거하는 생산농법을 사용하고 있다. 농가는 가축을 직접 기르면서 친환경 퇴비를 생산하는 경축순환농법으로 화학비료를 대체하고 있다.
예천 친환경 쌀 재배지에는 체험학습을 위해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일반 쌀 재배지는 농약과 화학비료 등으로 피부가 예민한 학생들에게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지만 친환경 쌀 재배지는 학생들이 마음껏 뛰어놀면서 건강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 예천의 친환경 쌀 재배지는 학생들이 직접 우렁이와 메뚜기를 잡아볼 수 있는 좋은 추억까지 선물하고 있다.
예천군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소비자들은 이왕이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 특히 건강까지 지킬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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