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총괄주방장은 완벽에 가까운 초밥(스시)을 손님들에게 내놓는 게 바람이자, 꿈이다. 그래서 서울 서초구 방배동 그의 초밥집 이름도 '스시만(萬)'이다. 일만 만(萬)이 완전한 수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가 내놓는 스시의 특징은 일본 에도시대의 그것을 되살린 에도식 정통 스시다.
그는 "에도식 스시의 특징은 적절한 숙성을 통해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시는 신선도를 위해 제주도'경남 통영'강원도 속초 등지에서 직송으로 들여온 흰살, 붉은살 생선 등 국내 자연산 횟감만 사용한다. 고등어, 단새우, 학꽁치, 참치, 도미, 방어 및 광어 뱃살, 우럭, 계란 카스텔라 등이 주재료이다.
그는 이 재료를 짧게는 7시간, 길게는 2개월가량 냉장, 냉동, 상온을 오가면서 산화시키는 숙성기술을 적용한다. 이 같은 숙성을 통해 불포화지방산을 농축하고,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해 감칠맛을 최고조에 이르게 한다. 이 가운데 고등어가 에도식 스시의 진가를 가장 잘 보여준다. 손질된 고등어를 소금과 식초에 절여낸 뒤 냉장, 냉동, 냉장 등의 과정을 반복해 가며 맛을 낸다.
본 재료와 함께 간 맞추기가 맛을 이루는 주요 요소이다. 다양한 종류의 소금과 매실, 일본깻잎(시소), 튀긴 대파 등으로 간을 맞춰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 감기게 한다.
권 주방장은 에도시대 고급 연회장 코스 요리인 '가이세키'도 선보인다. 계절에 따라 요리 테마를 달리 한다. 전채요리(애피타이저), 구이, 튀김 등 기본 요리는 2주 간격으로 내용물을 바꾼다.
전채요리는 다채로운 식재료를 사용해 이색적인 방법을 구사한다. 채에 내린 성게 알을 오징어와 함께 조리하고, 달짝지근한 매실절임을 내놓는다. 샐러드는 맥주를 이용해 아삭한 맛을 살렸다. 조개류인 중합은 교토식 된장과 포도씨 오일, 시소에 곁들이고, 청어 알은 김에 말아 튀겼다. 생강의 어린 순을 이용해 직접 담가 맛이 순하고 향긋한 초생강도 미각을 돋운다.
권 주방장은 "스시의 맛은 신선한 횟감, 숙성기술, 간 맞추기 등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요리사의 정성과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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