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이선희(가명'38) 씨는 얼마 전 친구로부터 펀드에 가입해 꽤 높은 수익을 올렸다며 펀드투자를 권유받았다. 지금까지 이 씨는 남편의 월급과 결혼 전 모아둔 자신의 종잣돈을 은행 적금과 정기예금에만 모아두고 있었다. 그러나 은행 이자율이 갈수록 떨어지자 노후자금과 자녀 교육비 마련에 대한 걱정이 앞서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라
이 씨처럼 펀드투자가 처음인 경우 자신의 투자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일반투자자 투자정보 확인서'를 작성해 보면 어느 정도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정도, 투자경험, 투자 예상기간, 월 소득 대비 투자 및 저축 가능 자금의 비중, 현재와 미래의 수입원, 투자목적, 기대수익과 손실감수, 파생상품 투자경험 등을 파악한 후 금융기관에 상담을 받으면 알맞은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다.
만약 투자자가 자신의 투자 성향보다 높은 등급의 상품 상담을 요청하면, 부적합 사실 및 해당 금융 투자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상품내용을 안내받을 수 있다.
펀드는 직접투자를 하기 어려운 일반인들을 위한 간접투자방법으로, 많은 장점과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우선 많은 사람들로부터 모은 대규모 자금을 다양한 종목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최소화시키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소액의 돈으로도 고가주에 투자할 수 있다.
가령 일반인들에게 부담이 되는 수십만원짜리 삼성전자 주식도 펀드를 통하면 만원 이하의 단위로 투자할 수 있다. 무엇보다 투자하는 대상이 주로 자본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유가증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현금으로 바꿔서 쓸 수 있다.
그러나 펀드투자를 시작하기 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펀드는 운용 실적에 따라 성과가 결정되기 때문에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늘 존재한다는 점이다. 수익만 생각하고 투자를 했다가는 자칫 돈이 필요한 경우, 손실을 보고 환매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아울러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상황이 더 악화돼 빚이 추가로 늘어날 수도 있다. 무조건 따라하기보다는 가계의 현금흐름을 살펴보고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적절한 자산배분 전략을 구성한 뒤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주식 투자의 격언이 펀드 투자에도 유효하다. 지나치게 한 곳에만 집중해 투자하면 그만큼 실패할 위험성이 커진다. 따라서 투자 성공의 비결은 '누가 어떻게 더 잘 나누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파이낸셜 애널리스트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투자의 성공을 결정하는 요소는 자산배분 91.3%, 종목선정 4.8%, 투자시기 1.8%, 기타 2.1% 순으로 자산배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불안정한 시장상황에서 안전하게 자산관리를 하려면 시작할 때부터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세워야 한다. 처음 설정한 투자환경의 변화로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할 상황이라면 이를 재조정해야 한다.
먼저 성공률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형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자신만의 투자원칙을 가지고 목표수익률과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정도를 정한 후 그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이를 위해서 안정성과 수익성 확보가 중요하다. 적립식펀드처럼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과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좋다.
또 경제적인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만약 불경기라면 손실을 방지하는 목적으로 방어적인 투자를 하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투자목표를 좀 더 높게 조정하는 것이 좋다.
◆나이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하라
포트폴리오를 설계할 자신이 없다면 '100-나이 법칙'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100에서 나이를 뺀 만큼의 비율을 주식이나 주식형펀드 같은 공격적인 펀드에 넣고, 나머지는 채권형이나 MMF(초단기 펀드통장)와 같은 안정적인 펀드에 넣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30대 투자자라면 70%(100-30)를 주식형펀드에 넣고 나머지 30%는 안정적인 채권형펀드나 CMA(종합자산계좌), MMF 등에 넣는다. 반대로 60대의 투자자라면 40%(100-60)를 주식형펀드에 넣고 나머지 60%는 채권형펀드나 CMA, MMF 등에 넣는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면 된다.
즉, 젊을수록 수익성 위주의 자산에 편중시키고 나머지는 안전한 투자를 해야 한다. 또 나이가 들수록 공격적인 자산을 줄이는 대신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대구은행 본점PB센터 정희 팀장은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의 3중고는 투자자의 자산관리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일희일비하듯 고수익만 추구하다가는 반드시 고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투자의 기본원칙에 충실한 바람직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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