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에서 버려진 동물 10마리 중 6마리가 자연사나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유기동물의 생존율이 이처럼 낮은 이유는 유기동물보호소의 수용 능력이 포화 상태를 넘어선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2014년 대구 시내 유기동물보호소에 입소한 동물은 모두 3천786마리다. 이 중 안락사로 처리된 동물이 1천310마리(34.6%)로 가장 많았고 자연사가 966마리(25.5%)로 뒤를 이었다. 또 입양된 동물은 943마리(24.9%), 주인에게 반환된 동물은 518마리(13.6%)에 그쳤다.
국회 국민안전혁신특위 이노근 의원(새누리당)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입수한 '유기동물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대구시 유기동물보호소의 유기동물 수용률은 9.2%에 머무르고 있다. 100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면 이 가운데 약 9마리만 보호소에 수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수용률이 11%로 늘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유기동물의 장기 보호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대구시의 유기동물 수용률은 서울 208%, 부산 84.4%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보호소 현장에서는 유기동물에 대한 즉각적인 치료가 어려워 자연사나 안락사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유기동물보호소로 지정된 한 동물병원 원장은 "개나 고양이의 경우 질병을 앓거나 사고로 부상을 입고 보호소에 온 경우가 많은데 수술을 했다가 뒤늦게 나타난 주인이 '왜 수술했느냐'며 비용 지불을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며 "간단한 항생제나 진통제만 처방하는 경우가 많아 자연사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원장은 "시로부터 한 마리당 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데 안락사시키는 약값만 하더라도 5만~6만원 정도가 들어 안타깝지만 수술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유기동물보호소를 새로 지을 계획이지만 기피시설이라 부지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유기동물은 늘지만 수용률은 타 시도에 비해 낮은 만큼 현재 보호센터를 확대하는 등 대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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