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9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원장 놓고 TK-PK 의원 갈등

주호영 의원 "선의 경쟁 통해 선출" vs 김재경 의원 "여당 관례 따라 내가"

19대 국회 마지막 예결위원장 자리를 두고 물밑 다툼이 치열하다.

지금까지 분위기로는 주호영 국회의원(대구 수성을)과 김재경 국회의원(경남 진주을) 가운데 한 명이 예결위원장이 될 전망이다. 주 의원이 1960년생, 김 의원이 1961년생으로 같은 3선 의원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 사이에선 "경쟁도 좋지만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의 자리다툼으로 영남이 쪼개지는 듯한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눈살을 찌푸리기도 한다.

관례적으로 당 원내대표의 중재나 위원장 후보들 간의 조율로 정리되곤 했지만 이번엔 사정이 좀 다르다. 이 때문에 두 의원 간 감정이 좋지 않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당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국회 윤리위원장이 예결위원장이 되는 것은 여당이 된 뒤 관례다. 이번 후반기 예결위원장 공모도 내용과 절차가 이전과 동일하므로 현 윤리위원장인 제가 차기 예결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18대 국회 전반기에 이한구-심재철 의원이, 하반기에 이주영-정갑윤 의원이 번갈아 맡았고, 19대 국회 전반기엔 장윤석-이군현 의원이 맡은 것을 예로 들었다.

이에 주 의원은 "분란이 일어난 것처럼 비쳐 송구하다"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선출되길 바란다"고 밝혀 경선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 의원은 "이완구 (전) 원내대표가 하반기 상임위원장 선임 때 김 의원에게 예결위원장을 맡으라고 했으나 김 의원이 정무위원장을 원했고 이후 경선에서 패했다. 하지만 제가 (김 의원을 천거해) 윤리위원장이라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 (전) 원내대표에게 건의했는데 이제 와서 보따리(예결위원장) 내놔라 식 아니냐"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1년 전 주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보장받았다고 하지만 이는 당시 (이완구-주호영) 두 분간의 약속으로 당사자인 저의 동의도 없었고 의원들의 공론화 과정도 없었다. 당의 오랜 관행을 깰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예결위-윤리위원장 관행은 예결위원장 경쟁이 치열할 때 조정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김 의원은 왜 지난해 예결위원장직을 그토록 거부했는지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주 의원을 두 차례 찾아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내 기류는 엇갈리고 있다. 선출직이기는 하나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고 현재 청와대 정무특보이기도 한 주 의원이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같은 3선인 주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한 차례도 맡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공존한다. "질서를 위해 관행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쪽도 있고 일부는 "경쟁이 있다면 경선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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