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토속어류산업화센터가 지난 6일 경북 의성에 둥지를 틀었다. 경상북도는 이곳에서 토속어류 보존 및 연구를 통해 내수면산업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외래 어종이 점점 판치면서 살 곳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 고유의 토속어류를 지키는 한편, 이를 돈 되는 산업으로 연결해 지역 어업인들의 소득 향상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내수면산업 새 시대
우리나라 전체 면적(9만9천㎢)의 5.7%를 차지하는 내수면은 그동안 내수면양식 등을 통해 잉어, 붕어, 뱀장어, 미꾸라지, 송어, 메기 등 20여 종의 민물고기를 생산해 국민들에게 건강식으로 공급, 어업인 소득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최근엔 내수면어업이 종자산업 및 관상어산업으로 연결되고, 농업과 결합한 친환경농업으로 이어지는 등 내수면산업화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태어난 것이 경북 의성의 토속어류산업화센터다. 경북도가 내수면의 무한 잠재력과 토속어류의 산업적 가치를 인식하고 2007년 정부에 국비사업으로 건의해 최근 완성한 것이다. 이곳은 기존 내수면연구소와는 차별을 두고 토속어류를 이용해 돈이 되게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국 최초 연구소라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센터에는 실내외 양식시설, 친환경 논농법을 연구하는 생태양식 시험포, 낙동강 토속어류 종 보존시설, 정화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다.
센터는 앞으로 ▷토속어류 종 보존 및 관상어 산업화 ▷신소득 개발을 위한 고부가어종 시험연구 ▷지속가능한 낙동강 지류하천 자원조성 ▷내수면어업과 농업을 결합한 친환경 논 생태양식 기술개발'보급 및 지역특산 브랜드 개발 ▷토속어류 양식 창업보육 및 양어기술 보급'지원 등의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외래어종으로 인해 낙동강에서 사라지고 있는 토속어류를 지키는 임무도 이곳에서 맡는다. 도에 따르면 낙동강수계에는 우리나라 고유어종 63종 중 29종이 서식하고 있다. 어름치와 꼬치동자개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은 물론 관상어로 사랑받는 각시붕어, 쉬리 등도 포함돼 있다.
권기수 경북도 토속어류산업화센터장은 "낙동강 수계에 서식하는 고유어종 29종을 보존하기 위한 종 보존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종묘생산 기술개발을 통해 외래어종에 잠식당하고 있는 낙동강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또 올해부터 낙동강 수계에 잉어, 붕어, 쏘가리, 미꾸리 등 65만 마리를 종묘 생산해 방류하는 등 내수면 어자원 조성에도 힘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어가 새 소득 모델 개발
토속어류산업화센터는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수면산업과 농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기 위해 친환경 논 생태양식 기술개발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다. 친환경 논 생태양식은 내수면 어종(미꾸리 등)과 친환경 벼를 함께 생산하는 등 내수면어업과 농업을 융합한 신개념 생명산업으로, 농어가의 새로운 소득원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센터 측은 설명했다.
특히 항생제 및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먹을거리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매년 증가하는 유휴농경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친환경 논 생태양식은 벼만 수확하는 단일 경작지에 비해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속어류를 이용한 관상어 기술개발도 센터의 몫이다. 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관상어 산업규모는 2009년 2천300억원에서 2013년 4천9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수입액도 매년 95억원에 이르고 있다.
권기수 센터장은 "낙동강에 사는 우리나라 토속어류 중 각시붕어나 버들붕어, 쉬리 등은 대중에 관상어로 많이 알려진 열대어, 비단잉어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관상어 개발이 가능한 어종에 대해 집중적으로 종묘생산 기술개발에 나서 산업화함으로써 농어가 소득증대는 물론 관상어 수입대체 효과 등 일거양득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내수면 어종 중에는 아직까지 완전양식으로 개발하지 못한 고부가가치 어종이 많이 있다"면서 "앞으로 토속어류산업화센터가 내수면양식 분야를 고부가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발전시켜 농업인들의 직접 소득에 기여하고,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토속어류=어느 일정한 지역이나 수역에만 분포하고 원래 그곳에서 서식하는 고유종이다. 일반적으로는 우리나라에만 살고 다른 나라에는 분포하지 않는 자생어종을 지칭하며 특산어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정부(환경부)는 이들 어종의 유전자 보호를 위해 해외로 밀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표 어종으로는 학술적 가치가 높은 어름치, 모양과 색채가 아름다워 관상어로 사랑받고 있는 각시붕어, 영화로 유명해진 쉬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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