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6일 고산 마을 축제 "시지 주민들이 주인공"

6년 전 시작한 어린이날 행사, 가족단위 행사로 규모 키워

지난해까지 열렸던
지난해까지 열렸던 '시지 어린이날 행사'의 모습. 올해는 '고산 마을 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참여 단체도 늘려 주민 전체를 위한 축제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자치의 시작은 주민이 놀고 먹는 것에서부터!"

16일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서는 색다른 축제가 펼쳐진다. 기획에서부터 행사 진행까지 모든 과정을 주민들이 직접 하는 축제가 열리게 된다.

6년 전 시작된 행사는 지난해까지 어린이날에 맞춰 '시지 어린이날 행사'라는 이름으로 열렸지만 올해부터는 가족 단위의 행사로 꾸몄고 행사명도 '고산 마을 축제'로 바꾸었다.

은세계아파트 앞 공원에서 열리는 축제를 앞두고 집행위원회의 의지는 대단하다. 아직은 규모가 작아 대구를 대표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주민 축제의 새 장을 열겠다는 포부다. 김동식 축제 집행위원장은 "자치의 시작은 먹고 노는 것을 주민 스스로 하는 것이다. 기존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획일적인 축제에서 벗어나 주민 스스로 즐기는 축제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참여 단체도 대폭 늘렸다. 지난해까지는 대구참여연대 수성구주민회, 수성주민광장, 대구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등 3개 단체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참여 단체를 11곳으로 확대, 주민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축제장에 마련되는 부스 또한 각자 자신이 있는 분야가 있다면 누구나 부스를 만들어 참여할 수 있다. 한 주민은 천연비누 제작에 취미가 있어 천연비누 만드는 부스를 마련했다고 한다. '어린이 글 노래 경연대회'나 '가족 줄넘기 대회' 등도 주민이 심사한다. 김 위원장은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문 심사위원은 아니지만 주민 힘으로 대회가 운영된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축제 준비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부담. 김 위원장은 "주민 스스로 마련하는 행사에는 구청의 예산 지원이 안 돼 참여단체 스스로 축제 예산을 마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주민 주도의 마을 축제가 유일하다 보니 주변에 참고할 만한 축제가 없어 애를 먹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아무리 찾아도 대구에선 사례를 찾기가 어려웠다. 할 수 없어 서울 성미산마을공동체축제 등을 벤치마킹했다"고 말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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