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인 벤젠을 이용해 식용기름을 만든 뒤 시중에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4일 중국 현지에 식용기름 공장을 차린 뒤 기름 추출용 목화씨를 구입해서 벤젠을 이용해 추출한 뒤 국내로 들여와 다른 식용기름과 섞어 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모 식품 대표인 A(58) 씨와 전무 B(56) 씨, 정제부장 C(47)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이 지난 2011년부터 이 같은 방식으로 4년간 전국에 유통한 벤젠 식용기름은 1천200t(38억원) 규모에 이른다.
경찰 관계자는 "벤젠은 발암물질로 식용 사용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가격이 싸면서도 기름을 거의 100% 추출할 수 있어 식용기름을 만드는 데 사용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벤젠을 이용해 만든 기름을 다른 기름과 섞으면 색깔이 짙어지고 향이 좋아진다"고 밝혔다.
이들이 만든 식용기름은 주로 식당 등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나 생선을 먹을 때 찍어 먹는 참기름 가격이 비싼 탓에 식당 업주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식용기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식용기름을 추출할 때는 인체에 해가 없는 유기농매인 노르마핵산 등을 섞어서 추출한다.
경찰은 A씨가 제조 판매한 식용기름 17종류를 수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12종류에서 벤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된 벤젠의 양은 80ppb(100억분의 1)로 세계보건기구(WHO)의 벤젠 음용 허용 기준치 10ppb의 8배에 이른다.
벤젠은 국제암연구센터(IARC), 세계보건기구에서 A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대표적인 독성물질의 하나이며 피부염, 백혈병,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젠은 호흡기로 약 50% 정도가 체내에 흡수되며 급성 중독의 경우 마취증상이 강력하게 나타나 혼수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경북대 박희동 교수(식품공학부)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들이 벤젠을 섭취하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발암물질인 벤젠은 모든 먹는 물에서도 엄격히 기준치를 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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