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빛깔의 장미가 앞다투어 피는 계절의 여왕, 5월! 이와 비슷하게 인생에서 꽃망울이 부푸는 시기가 있다면 아마 청소년기가 아닐까?
청소년기는 신체적인 면만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기로 정신적 성숙이 왕성하여 부모의 보호나 감독, 간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때이다.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어정쩡한 주변인으로서 여러 면에서 좌절과 불만이 잠재하고, 극단적인 사고와 과격한 감정을 곧잘 가지며, 정서적인 동요가 심한 질풍노도(疾風怒濤)의 시기인 것이다.
여러 가지 복잡하게 생각하는 관계나 사정으로 인하여 죽음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청소년들, 늘 두려운 과제다. 십대들의 자살은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 "전국 곳곳에서 선행학습에 몰두하는 학원들을 먹여 살리는 수많은 학생들은 교육이 아니라 뇌에 놓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고 있는 것"이라는 어느 선생님의 말씀처럼, 교육이 아니라 사육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십대는 지금 너무나 불행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니 십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 아닐 수 있겠는가? 공부 잘한다고 자살을 하지 않을까? 그것도 아니다. 1등을 하는 학생도 자기 머리가 심장을 파먹는 것 같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학교 밖에서의 십대는 한 시간 노동으로 식사 한 끼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경제적인 어려움, 질병, 고독 등이 성인 자살의 원인이라면, 성적 비관, 가정불화, 교우관계 등이 아동청소년 자살의 주원인이다. 성인 자살이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아동청소년 자살은 충동적인 측면이 강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총체적 문제들이 한국인들의 자살을 부추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자살률은 한 나라의 사회적 건강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따라서 자살자 수가 많다는 것은 그 사회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관계의 단절과 심리적 고립이 계속된다면 자살 행진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자살예방상담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살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에게 가족, 친구, 이웃이 조그마한 관심과 지원을 보여주어도 자살의 고비를 넘길 수 있다고 한다.
정신적 위기는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다. 주변을 둘러보고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한 걸음만 더 다가가서 손을 내밀어 보자. 평소 가족과 친구와 이웃들을 둘러보고 따뜻하고 행복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조금씩만 더 노력해보자. 관심과 사랑보다 더 위대한 복지는 없을 것이다.
(시인·대구생명의전화 지도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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