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시] 점심시간

이인호(대구황금초 6학년)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점심시간까지 10분

내 배는 꼬록 꼬록

시간은 느릿느릿

 

달팽이 같은 시간에

상상의 시간이 되어버린 12시 10분

12시 5분인데 조금만 있으면 되는데

너무 배가 고파 수업에는 이미

집중불가

 

초를 세어볼까 하니까

1초가 너무 길고

멍때리고 있으려니

선생님의 불같은 호통

 

어라, 어라! 어라!

아싸!

12시 10분!

이쯤되니 드는 생각

아…

오늘 수요일이야!!!

인내력은 이미 바닥을

기고 있고

정신력은 다 돼가고

이놈의 바늘은 요지부동.

실신직전 시계를 보니

12시 18분

이쯤이면 끝내시겠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선생님

내일 배울 것 을 말하시는 도중…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

"알림장 쓰자"

설마 20분을 넘으셔서

끝내실건가

 

왜 슬픈 예감은 항상 들어맞는지

알림장을 쓰고

시계를 보니 12시 21분

비록 1분이긴 하지만 나에게는

시련의 시간

도대체 뫼비우스의 띠같은

이 4교시는 언제 끝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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