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주·수원·대전·인천 4곳, 투자 기업 넣어 최종 작명

지역+기업명 모두 넣어 "이름 너무 길다" 반발도

옛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한 수원 kt 위즈 파크
옛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한 수원 kt 위즈 파크

삼성전자가 대구 새 야구장에 명칭 사용권을 행사하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다섯 번째가 된다. 2013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시작으로 지난해 수원 kt 위즈 파크, 올해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이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구장의 명칭은 2013년 7월에 결정됐다. 전체 건립 비용 994억원 중 300억원을 부담하면서 명칭 사용권을 확보한 기아자동차는 공모 후 광주시와 협의했다. 기아자동차 측이 당시 실시한 SNS'사내 공모에서는 '빛고을' '무등' 'K7' 'K9' 등의 단어도 많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옛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한 구장을 쓰는 kt 위즈는 지난해 10월 국민 공모를 통해 홈구장의 명칭을 확정했다. kt는 공사비 가운데 10%가량만 냈지만, 수원시가 제10구단 유치 조건으로 명칭 사용권을 부여했다. 응모된 683개의 이름 가운데 선정된 위즈(Wiz)에는 '마법같이 놀랍고,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공원 같은 야구장'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화 이글스의 '안방' 대전 한밭야구장은 올해 3월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로 새로 출발했다. 특히 한화가 올해 프로야구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야구장의 시설 개'보수를 지원키로 하고, 구장 소유주인 대전시로부터 프로야구 시즌 동안의 명칭 사용권을 획득했다.

SK 와이번스의 홈인 문학구장 역시 지난 3월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SK그룹의 핵심 가치인 '행복'을 집어넣고, '행복을 드린다'는 의미와 '행복을 꿈꾼다(dream)'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드림'을 덧붙였다. '파크' '필드' 등 메이저리그에서 사용하는 이름 대신 '구장'이란 한자어를 쓴 것도 눈에 띈다. SK는 지난해 인천시로부터 구장시설 위'수탁 권리를 넘겨받았으며, 앞으로 3년 동안 이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물론, 명칭에 대한 논란은 어느 구장에서나 적지 않았다. 광주의 경우 우승을 기원한다는 의미가 좋다며 후한 점수를 준 시민들도 있었지만 영어 사용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한 팬들도 많았다. 인천에서는 도시와 크게 관련이 없는 기업명을 전면에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었다. '구장 이름이 너무 길다' '도시의 상징성이 제대로 담겨 있지 않다'는 반대론도 구장마다 제기됐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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