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SK텔레콤이 내놓은 새 요금제 인가를 끝으로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 조정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30년 넘게 지속한 음성'문자 중심의 이동통신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흐름이 크게 바뀌게 됐다.
데이터 요금체계는 일부 제한을 빼면 음성'문자를 사실상 무제한 쓸 수 있다. 대신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된다. 기존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하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가 보다 넓어진 셈이다. 데이터 요금제를 추가하면서 통신사들은 통신비 경감 효과를 강조했다. 집 전화 사용량이 많거나 음성통화량이 많은 택배'대리운전기사, 주부, 중장년층 등 300만 명이 요금 절감 혜택을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윗돌을 빼 아랫돌을 괴는 식이어서 가계 통신비 부담 해소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한 달 평균 음성통화 199분, 데이터는 2.3GB를 사용한다는 통계다. 이를 기준으로 기존 요금제와 추가된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기존 요금제에서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더 싸다는 결론이다. 데이터 요금제로 인해 통신비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지도 않고 소비자 모두가 이득을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특히 통신 3사는 월 2만9천900원으로 음성'문자를 무제한 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가세를 포함하면 실제 요금은 월 3만2천890원이어서 '2만원대' 요금은 소비자 정서와는 간극이 크다. 우리 국민소득 수준이나 소비자 물가 등을 고려해볼 때 국내 이동통신 요금은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다. 미국'일본 등 각국 통신사들이 경쟁을 통해 잇따라 저가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본요금제 틀에 안주한 국내 통신사는 서로 눈치 보며 적당히 끼워맞추는 요금 체계를 유지하면서 소비자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식의 정책과 요금체계로는 가계통신비 절감은 요원하다. 정부와 업계는 비싼 통신비 때문에 등골이 휘는 소비자를 계속 외면해서는 안 된다. 거기서 거기인 요금제 때문에 소비자 혼란만 가중되는 현행 구조를 깨야 한다. 정부는 보다 현실적인 통신 정책을 강구해 통신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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