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중(요하네스 피터슨'33) 씨는 기억에는 없지만 가족이 그리운 마음에 한국을 방문한 게 이번이 두 번째다.
정 씨는 1982년 4월 19일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 있던 자유재활원 정문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이를 본 복지관 직원이 인근 고산파출소로 신고했고 그날 정 씨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백합보육원으로 보내졌다.
보육원 관계자에 따르면 발견 당시 정 씨는 장시간 굶주려 매우 지쳐 있는 상태였고 오른쪽 종아리 바깥쪽에는 가로 2㎝, 세로 5㎝ 크기의 까만 점이 있었다고 한다. 정 씨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우유와 설탕 알레르기를 갖고 있다.
입소 당시 정 씨는 말은 못 했지만 걸음은 뗄 수 있어 보육원에서는 정 씨를 2, 3세 정도로 추정했고 생년월일은 1981년 3월 16일, 이름은 '정자중'으로 지어줬다.
백합보육원에서 3개월 동안 머문 정 씨는 대한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보육원으로 옮겨져 지내다 그해 9월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가정으로 입양됐다.
양부모는 정 씨가 성장 과정에서 외로움을 느낄까 봐 한국인 여동생을 한 명 더 입양할 정도로 사랑이 많았고 공부, 취미 활동 등 정 씨가 관심을 보이는 분야에는 그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평탄하고 행복했던 성장 환경 덕분에 정 씨는 낳아준 어머니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지만 2년 전 여동생이 친부모님을 찾자 생각이 바뀌었다.
정 씨는 "동생과 같은 대구 출신이다 보니 나도 노력하면 가족을 찾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였다"며 "어머니를 찾고 더 행복해진 동생의 모습을 보고는 결심이 더욱 굳어졌다"고 했다.
현재 스톡홀름에 살며 은행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 씨는 직장 일정이 허락하는 대로 가족과 함께 또다시 대구를 찾을 계획이다.
"제 모습을 보고 부모님께 꼭 연락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딸도 생긴 만큼 아버지로서 저 자신이 어떤 곳에서, 어떤 배경을 갖고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연락처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053-659-3333).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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