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부산에 이어 3대 도시로 군림했던 대구는 섬유와 기계부품 등 전통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인구 증가 역시 꾸준히 이어지며 250만 명을 넘는 거대도시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인구 감소가 시작됐다. 특히 대구의 젊은이들이 외부로 빠져나가면서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젊은이들이 머무르는 도시, 젊음의 도시로 변화하기 위한 대구시의 대대적인 시도가 현재 진행 중인 이유다.
◇청년 유출→출산율 저하→인구 고령화
◆청년 유출 심각
대구시는 2003년 252만9천544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250만 명 선도 무너졌다. 더구나 우려스러운 것은 인구 구조다. 젊은 층이 대구를 떠나면서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대구 순유출 인구의 절반 이상인 53%가 20대 청년층이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청년층의 외부 유출 이유로 '더 나은 교육 열망과 취업난'을 꼽고 있다. 실제 2013년 순유출 인구인 1만1천351명 가운데 수도권 유출이 6천99명으로 가장 많았다.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옮기는 젊은 층이 많다는 소리다.
청년 유출은 지역에 여러 부작용을 불러온다. 우선 결혼적령기의 젊은이가 없어지게 된다. 혼인연령대 남녀 성비는 2013년 기준 대구가 전국 최저수준(25~39세 여성 100명당 남성 97명)이다. 전국 평균인 102.2명에도 한참 못 미친다. 혼인연령대 남성 부족은 미혼율 증가를 가속화하며 출산율을 떨어뜨리게 된다. 최근 20년간 대구의 합계출산율을 서울, 부산 다음으로 전국 최하 수준이다.
청년 유출이 심각하지만 대구에 머무르는 젊은이들의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다. 2013 대구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삶에 대한 평가(10점 만점)에서 대구시민 전체 평균은 5.9점이지만 10대는 6.1점, 20대는 6.0점, 30대는 6.1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5년 후의 삶의 질을 예측하는 주관적 만족도에서도 10대는 7.8, 20대 7.7, 30대 7.4점으로 대구 전체 평균인 6.8점을 훨씬 앞섰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청년들에게는 대구가 변화와 성장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남아있다는 증거"라며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 반영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과 함께 고민…대구시청년위원회 결성
◆청년을 대구로
청년층이 가지는 기대를 만족시키고 대구를 떠나지 않는 머무르는 곳으로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바로 '대구시청년위원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청년위원회는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에서 청년들이 머무르고 싶은 도시, 청년들이 행복한 세상을 열 수 있도록 시와 청년들이 함께 노력해보자는 차원에서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지역청년들과의 소통과 청년 문제 해결에 당사자인 청년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보자는 취지에 맞춰 지난해 12월 전국 최초로 청년위원을 공개모집했다. 올 1월 총 30명의 청년위원을 선출하면서 '청년의 도시'에 첫발을 내디뎠다.
2월 위촉식과 3월 워크숍을 거쳐 이달 16일 정식 출범식을 통해 대구시청년위원회가 틀을 갖췄다. 대구시청년위원회는 ▷기획소통분과 ▷일자리창출분과 ▷문화복지분과 등 총 3개 분과로 나뉜다. 기획소통분과위는 위원회 총괄조정과 인재네트워크 관리 및 소통을 담당하고 일자리창출분과위는 청년 창업 및 일자리 대책을, 문화복지분과위는 청년문화, 재능기부, 복지 및 교육 분야를 담당하게 된다.
대구시 황종길 시민행복국장은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시정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청년위원회를 바탕으로 청년재단, 청년센터 등 여러 가지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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