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달해의 엔터 인사이트] 대중문화 시상식, 어떻게 만들어지나

올해는 누가 받을까? 치열한 '밀당'의 세계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대종상 홈페이지 제공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대종상 홈페이지 제공

레드카펫을 수놓는 톱스타들, 눈물의 수상 소감, 불꽃 튀는 신경전…. 대중문화 관련 시상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방송 및 영화를 아우르는 주요 시상식장엔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수상 결과를 두고, 또 카메라 앞에서 조금이라도 더 돋보이기 위해 경쟁한다. 관계자들과 팬들은 부문별 수상 결과가 나올 때마다 일희일비한다.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대중문화 시상식의 겉모습은 이토록 화려하고 치열하다. 그리고 그 내면에서는 한층 더 가열한 '싸움'이 펼쳐진다. 심사 과정에서, 행사 준비 과정에서, 또 시상식이 진행되는 중에도 긴장감 넘치는 '줄다리기'가 이어진다. 지난 26일 성황리에 행사를 치른 제51회 백상예술대상을 계기로 국내 대중문화계 주요 시상식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영화'방송 아우르는 축제의 장

먼저, 대중문화 전반을 통틀어 가장 오랜 역사와 권위를 내세우는 시상식이라면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상, 그리고 대종상을 꼽을 수 있다. 그중 가장 오래된 시상식은 올해 52회를 맞이하는 대종상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유일한 영화상으로 사단법인 한국영화인협회 대종상 사무국이 행사를 집행한다. 1958년 당시 문교부에서 제정한 '국산영화상'이란 이름으로 시작해 1961년 대종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반백 년의 세월을 관통한 영화계 대표 시상식이지만 영화인협회 내 만연한 비리, 부실한 운영 문제로 권위를 상실했다. 개최 비용 등 영화제에 들어갈 돈을 집행위 관계자들이 횡령하는가 하면 의도적으로 일부 작품이나 인물에 상을 몰아주기까지 해 매회 문제있는 시상식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던 게 사실이다. 미개봉작에 상을 주는가 하면, 후보가 시상식에 올 수 없게 됐다는 이유로 이미 발표된 노미네이트 명단을 수정해 논란을 부추긴 적도 있다. 매번 공정성 시비로 곤욕을 치른 데 이어 2012년에는 논의 과정을 제외하고 심사위원들의 채점에만 의존해 수상작을 결정했다가 '광해: 왕이 된 남자'에 무려 15개 상을 몰아주는 무리수를 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미 대종상과 관련해 공금을 빼돌린 혐의로 정인엽 전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 등이 기소됐고, 지난 1월 이들의 추가 범행이 드러나 또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한동안 영화계 내에서 대종상을 두고 보이콧 선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대종상에 이어 긴 역사를 자랑하는 시상식은 백상예술대상이다. 올해 51회 행사를 마쳤다.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1965년 방송-영화-연극을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대중문화 시상식으로 첫선을 보였다. 연극과 방송까지 동시에 평가하는 시상식이 전무후무한 관계로 독보적인 영역을 확보하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가장 받고 싶은 상'이란 말을 듣기도 했다. 2002년부터 연극 부문을 제외하고 방송과 영화만 대상으로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출발점을 놓고 보면 청룡영화상 역시 만만찮은 역사를 자랑한다. 조선일보 주최로 1963년에 처음 행사를 시작했으니 백상예술대상보다도 빠른 셈이다. 하지만 1973년 이후 영화법 개정 등으로 한국영화의 질이 떨어졌다는 판단하에 폐지됐다가 17년 만인 1990년에 스포츠조선과 조선일보의 합심으로 부활했다. 시작은 빨랐지만 17년간의 '수면기'로 인해 행사 횟수는 올해로 36회가 된다. 대종상이나 백상예술대상에 비해 횟수가 모자라지만 영화계 내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차지하는 행사다.

특히 심사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호평과 행사 자체의 퀄리티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충무로 관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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