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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팔공산을 내려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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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희(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팔공산 동봉에서 내려오는 길

대구에서 삼십 수년 살아온 푸근함인가

산 위에서 보는 시내의 풍경이 정겹다

황톳길 옆 염불암 지붕엔 세월이 푸르게 쌓이고

새 한 마리 날아간 가지

고요만이 출렁이고 있었지

콧노래를 부르며 하산을 재촉하니

무릎이 시큰

곰곰이 생각하니

인생이란 산도 내려가는 중

아하 이 내 몸도 아픈 데가 생길 나이구나

병과 가까워질 나이로구나

동봉 갈 때 땀 흘리며 서너 시간 오른 길을

주차장 오는 길은 너무나도 가깝네

달리자 달려가자

멀지도 않은 곳에 있을

인생의 주차장을 향해

두 팔 벌려서

목소리 높여 노래 부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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