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도발로 촉발된 긴장 국면 해소를 위해 남북이 이틀에 걸쳐 고위급 회담을 열었다. 남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에서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머리를 맞댔다.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던 남북 관계가 고위급 회담을 통해 그나마 대화의 장을 연 것은 긍정적이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양쪽의 치킨게임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눔으로써 더 이상 충돌 없이 마무리된다면 이 역시 다행한 일이다.
그렇지만 이번 남북 긴장 국면이 북의 치졸한 도발에서 비롯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북이 몰래 목함 지뢰를 설치해 우리 병사를 다치게 하지 않았거나, 대북 확성기를 향해 포 사격을 하지 않았던들 이번 남북 대치는 애초 없었을 일이다. 그럼에도 북은 목함 지뢰 설치와 포 사격에 대해 모두 '남의 조작극'이라며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거부하는 전형적인 이중성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의 화전 양면 작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북은 늘 남북 평화 운운하며 도발을 통해 긴장국면을 고조시키는 화전 양면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면서도 천안함 사건 때나 이번 사건처럼 오리발을 내밀어 남남 갈등을 유발하곤 했다. 이번에도 남북이 마라톤 고위급 회담을 열고 있는 와중에 북 잠수함기지에선 잠수함 50여 척이 사라지고, 전선지역의 사격준비 포병은 2배로 늘렸다.
북의 잇따른 도발은 우리 정부의 거울이다. 그동안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파장을 최소화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 탓이 크다. 도발을 막는 길은 적이 도발을 했다간 그 이상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줬을 때 가능하다. 이번 북의 도발에서 대통령까지 나서 군에 '선 조치 후 보고하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자 북이 서둘러 고위급 회담을 제안해온 데서도 읽을 수 있다.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켜 북 정권의 목적을 이루려는 벼랑 끝 전략은 북한의 단골메뉴다. 하지만 우리라고해서 언제까지나 북의 이런 벼랑 끝 전략에 끌려다닐 수는 없다. 이번 파문은 북에 단호함을 보여줘 전략의 틀을 바꿔놓을 더없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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