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객만족 전국 1위 자랑 대구지하철, 공기질은 전국 최악

대구지하철 역사의 공기질이 전국에서 가장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노웅래 국회의원이 7일 최근 3년간 대구와 서울 등 전국 6대 도시 지하철 역사 공기질 측정에 대한 환경부 등의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다. 특히 대구지하철 1, 2호선 4개 역의 공기질은 전국에서 가장 좋지 않은 상위 5곳 중 1~4위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지하철 1, 2호선에는 모두 60개 역이 있다. 이번 분석에서 1호선 12개, 2호선 6개 역의 공기질이 100㎍/㎥를 넘었다. 특히 134.7㎍/㎥인 2호선 죽전역은 전국에서 1위로 최고치였다. 1호선의 명덕(127.1㎍/㎥), 상인(125.6㎍/㎥), 반야월역(120.5㎍/㎥)이 2~4위를 차지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119.1㎍/㎥)은 5위였다.

물론 이들 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기준치인 150㎍/㎥에는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대구지하철 역사 공기가 다른 곳보다 나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말하자면 대구지하철 승객은 다른 도시 승객보다 질 나쁜 공기를 마시는 셈이다. 특히 아기나 노약자 등 공기에 민감한 승객은 나쁜 공기에 노출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대구지하철 공기가 전국 최악인 이유는 분석되지 않았다.

대구지하철 1, 2호선의 일일 평균 이용객은 36만~37만 명이다. 서울은 일일 평균 1천만 명이 이용할 만큼 대구와는 비교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서울보다 대구의 공기질이 나쁘다. 이유를 추정하면, 서울과 달리 스크린도어 시설이 없다는 점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대구지하철 대부분 역사는 스크린도어가 없어 나쁜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또한 스크린도어를 갖춰도 역사 내 공기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분명한 이유는 승객 건강에 영향을 미칠 역사 공기질에 대한 대구시나 대구도시철도공사의 무관심이다. 다른 곳과의 비교 분석으로 이에 대한 세심한 관심만 가졌더라면 전국 최악의 오명은 쓰지 않았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부 고객만족도 조사 2년 연속 1위 등 자랑만 할 때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데까지 배려할 때 진정한 고객만족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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