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을 방문하는데도 근처엔 얼씬도 못하니 참…."
7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구경북을 방문했지만,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통상 대통령이 지방을 방문할 때 그 지역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이 참석해 행사의 취지나 개요를 설명하거나 지역여론, 지역현안 등을 전달하는 것이 관례다. 대구를 방문한다면 대구 국회의원들이 시간을 쪼개서라도 달려가 눈도장을 찍고, 대통령의 방문을 환대하거나 세를 과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엔 마치 '정치인 접근 금지' 팻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그런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심지어 방문지였던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서문시장, 경주 월성왕궁 복원 현장 등에도 그 지역구 국회의원은 없었다.
당연히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차단하고, 방문의 순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청와대의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과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태를 주시했던 대통령이 당시 대구 의원들에게 가졌던 불만을 국회의원 참석 불가로 표시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임기 반환점을 돈 이후 통일'외교 영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경쾌한 발걸음을 보이고 있는 박 대통령이 정치적 공세를 받을 만한 빌미를 만들 이유가 없다"며 "대구경북에서 경제살리기와 개혁과제 완수 의지를 보이며 국정책임자로서의 면모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정치색을 배제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대구 의원들의 섭섭함은 애초 예정된 일이었다.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취소됐던 박 대통령의 지난달 21일 대구 방문은 처음부터 대구 의원들에겐 방문 일정을 알리지 않았지만 경북 의원들에겐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식에 초청한 데서 비롯된다.
대구와 경북을 방문하면서 한쪽은 참석 불가를, 한쪽은 참석 통보를 했으니 그 원인을 찾게 됐고, 유 전 원내대표 사태의 앙금이란 추측까지 낳게 된 것. 이번엔 방문 일정이 조정되면서 경북 방문지가 축소됐고, 경북 의원들에게도 참석 통보를 하지 않았다.
어쨌든 내년 선거를 앞두고 모처럼의 대통령 대구경북 방문을 함께하지 못한 의원들로서는 이름값을 높일 기회가 사라진 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정책임자의 모든 행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며 "겉치레보다 실속을 챙기고자 조용하게 행사를 준비하는 일까지 도마에 올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의 한 국회의원은 "통상 방문지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시'도당 위원장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관례인데 다소 아쉽기도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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