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외국인 노동자 국내 정착 어려워
저개발국 출신자에 배타적 모습 보여
인천 차이나타운'서울 양꼬치 식당처럼
이민자 포용하는 문화 인프라 구축해야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전기 대비 0.1% 감소했다. 경제가 어렵고 특히 그중에서도 서민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경제지표에 마이너스 성장이 발표된 것은 2010년 4분기 이후 4년여 만인 것 같다. 그나마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미미하게나마 0.3%를 달성했으나 메르스 사태 등에 따른 경기 침체의 정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GDP는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의 약자로 외국인이든 우리나라 사람이든 국적을 불문하고 대한민국 내에서 이루어진 생산활동의 수치를 의미한다. 반면 GNI는 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의 약자로 대한민국 국민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합계를 의미한다. 즉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벌어가는 소득보다 클 경우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보다 높게 산출되고,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더 작은 경우에는 올해 2분기처럼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영화 국제시장에서처럼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독일의 탄광과 병원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하거나, 중동의 열사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하던 시절에는 GNI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월등히 상회했다. 그리고, 해외에서 벌어들여 국내에 송금한 소중한 자금이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투자되어 현재의 대한민국 경제 기반을 구축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에는 국적이 중국인 조선족 교포나 동남아인들이 산업연수생 등 다양한 형태로 국내 생산현장에 취업하여 벌어들인 수입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실정이다. 경제 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1960년대 이후 50여 년 만에 경제 상황이 180도로 변하였으니, 한편으로 굉장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다만, 이들 외국인이 대한민국에 뿌리를 내리기보다 일정 기간 국내에서 어렵게 돈을 벌어 본국으로 돌아가는 세태가 안타까울 뿐이다.
돌이켜보면 광부와 간호사로 독일에 취업한 분들의 상당수가 독일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 또한, 투자이민 등 다양한 형태로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에서 살기를 희망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적지 않다. 그러나,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기 위해 국내에 뿌리를 내리려는 모습은 흔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는 여전히 외국인, 특히 저개발국가 출신자들에 배타적인 우리의 모습을 생각할 때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가게 되면, 한국 식당이나 코리아타운을 들르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척박한 외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동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경제 발전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한민국을 많이 찾고 있지만, 이들이 한국의 차이나타운에 들러 우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코리아타운을 방문했을 때만큼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월요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경북 방문에서 문화융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보고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과거의 유적을 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비하여 유수의 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국내외로부터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이기는 하다. 그러나, 한 단계 품격을 더욱 높여 외국인들이 살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대구경북을 만드는 것이 품격 있는 문화융성이요, 장기적인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중국 음식 전문점들이 밀집하여 음식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건물의 풍광이 이국적이어서 평일이면 유커들이, 주말이면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관광 명소가 되어 있다. 또한, 서울의 번화가 뒷골목에는 양꼬치 식당들이 모여 있어 젊은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저녁이면 회식을 즐기는 장소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대구경북에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이 한때 힘들게 일만 하다가 돈을 벌어 떠나가는 곳이 아니라, 고국의 가족들을 데려와 살고 싶은 대구경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이다. 줄어드는 지역 인구와 생산기반에 푸념하기보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인 해외 이민자들을 적극 포용하여 정주 여건을 만들고, 이들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을 대한민국 문화융성의 밑거름으로 보태어 양질의 관광 인프라로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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