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대구 달서구 한 대형마트. 밖은 훤한 대낮이었지만 지하주차장은 온통 컴컴했다. 100여 대가 넘는 주차공간은 대부분 텅텅 비어 있었고, 반면 대형마트 앞 대로에는 쇼핑객들이 불법 주차해 놓은 차들이 빼곡했다. 불법 주차를 해둔 채 장을 봤다는 한 주부는 "납치나 성폭행 등 지하주차장에서 흉악 범죄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아무래도 혼자 장을 볼 때는 무섭다. 아파트에서도 지하주차장 이용을 웬만하면 피하고 있다"고 했다.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된 여성이 트렁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충격적 사건 이후 여성운전자들 사이에 지하주차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은 대부분 범행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쇼핑객들이나 대형마트 직원들이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고 사각지대가 많다. 트렁크 시신 사건의 피의자 김일곤이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여성을 납치한 시간은 대낮인 오후 2시. 지하주차장은 바깥과 달리 어두운 데다 오히려 저녁시간대보다 낮시간에 차량이나 사람이 적어 더 위험할 수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급 외제차를 타는 손님들은 문을 열고 닫으며 차가 부딪칠까 일부러 차들이 없는 곳에 주차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김일곤 사건 이후 그런 모습이 많이 줄었다"고 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아파트 지하주차장들은 CCTV를 갖추고 있지만 고정식 CCTV의 사각지대가 많고, 화질도 나빠 범죄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 북구 한 아파트 주민은 "실제로 작은 접촉사고가 있어서 CCTV를 돌려봤는데 사각지대가 찍히지 않았고, 화질이 나빠서 번호판조차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하주차장 범죄 예방을 위해선 탁 트이고 밝은 곳에 주차하는 것이 좋다. 호신용 호루라기나 호신용품 등을 손이 쉽게 닿는 곳에 비치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형마트에서 카트를 갖다 놓거나 짐을 옮길 때도 반드시 차 문을 잠그고, 차량에 탑승한 뒤 곧바로 문을 잠그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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